사상 최고의 청약경쟁률을 보인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더 프라우 오피스텔' 열풍은 우리의 주택정책에 주는 교훈이 크다. 초강도의 정부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겉으로 안정된 듯 하나 시중의 풍부한 부동자금이 언제든지 투기자금화 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한 예가 아닐 수 없다. 아직 부동산 투기를 위한 대기자금이 그만큼 많다고 하겠다.
청약열풍과 부동자금이 몰린 이유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그 원인은 평당 분양가가 650만원으로 송도국제도시내 인근 오피스텔 시세보다 300만원 저렴한데다 아파트와 달리 계약과 동시에 전매가 가능하다는데 있다. 당첨되면 청약금 500만~1천500만원만으로 수천만원대의 프리미엄을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이어서 청약의 유혹에서 벗어날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청약 예치금을 마련하기 위해 적금을 해지하고 대출을 받는 진풍경이 벌어진 것은 너무 당연하다. 더 프라우 분양은 123가구인데 비해 무려 59만7천192명이 몰려 4천855대1로 최고의 경쟁률을 보인 것만 봐도 그렇다. 특히 지난 2004년 용산 시티파크의 216대1을 22.5배 상회한 경이적인 기록이다. 오피스텔과 로또가 결합한 신조어 '로또스텔' '로또텔'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이번에만 국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언제든지 틈만 있으면 부동산 시장에 투입될 유동성 자금이 엄청나 그 이상의 청약률을 기록할 수도 있는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다시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투기를 잡기 위해 세금폭탄 등 온갖 규제를 동원, '버블세븐' 집값이 하락하는 등 겉으로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찾은 듯 보여 왔다. 하지만 더 프라우 청약에서 보듯 '사각지대'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휴화산상태인 부동산시장의 퇴로를 열어 줘야 폭발을 막을 수 있다.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압력에 눌려 잠복하고 있는 형국이어서 비정상적인 시장형성은 늘 상존해 있다. 거래가 없는 상태에서의 집값안정은 착시현상일 뿐이라는 전문가의 지적에서도 알 수 있듯이 거래를 묶어 논 지금의 부동산정책은 장기적이고 근본적일 수 없어 언젠가는 폭발, 엄청난 혼란을 몰고 올 수 있다. 규제와 함께 거래가 살아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고민할 때다.
송도 오피스텔 청약열풍이 주는 교훈
입력 2007-04-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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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0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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