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행정이 이상하다. 앞뒤가 맞지 않는 밀어붙이기식 행정으로 비효율과 예산낭비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예가 소방서 신설이다. 소방서를 신설하면서 신규인력계획이 없다니 이해할 수 없다. 팔당호 선착장에 팔당수질개선본부 신청사를 건립하려던 것도 무리수다. 유사한 사례가 여럿 있어 어리둥절할 뿐이다. 잘못된 점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바로잡기를 바란다.
물론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경기도의 의도는 칭찬할 만하다. 문제는 검토과정이 치밀하지 못한데다 엉성한 계획을 무리하게 추진하려는 데 있다. 1개 시군 1개 소방서 방침은 수혜의 폭을 넓혀 도민의 재산과 인명 피해를 줄이고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내용을 살피면 상황은 달라진다. 인력배치계획에 신규인력이 보이지 않는다. 인력을 뽑지 않고 기존의 조직과 인력을 통폐합하는 등 재조정한다는 내부 방침 때문이라고 한다. 방대한 관할 구역과 인구를 비교하면 근무여건이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데도 현재 인원이 최다라는 단순 계산이 불러 온 큰 오류라 하겠다. 더욱이 2교대 주 84시간이라는 살인적인 근무여건이 호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조치로, 큰 화를 자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만하다.
팔당수질개선본부 신청사 건립은 계획자체가 무리수다. 상수도보호구역 규제를 받는 지역에서는 어떤 건축행위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법을 앞장서 지키고 계도해야 할 행정기관에서 법을 무시하는 꼴로 한심스러운 발상이다. 수리산 도립공원 축소와 마린센터 확대 방침은 재정운영의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 준다 하겠다. 재정확보의 어려움을 이유로 계획된 규모를 축소하면서 한편으로는 사업규모를 늘리는 등 도저히 전국 일등 도의 행정으로는 치졸할 정도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경기도의 의도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간의 무계획적이고 전시행정적인 측면을 없애 정책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려 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박물관 대신 소방서를 짓겠다는 것은 주민들의 편의를 우선한 점이 많다. 그렇지만 행정은 공정하고 형평성이 있어야 한다. 박물관도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행정은 이젠 없어져야 한다. 이런 행정이 계속된다면 우리 경기도의 선진 행정은 요원하다 할 수있다. 관련 공무원들의 대오 각성을 촉구한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괼 건가
입력 2007-04-1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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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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