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 장난전화' 즉심으로 '엄벌'

  제주도 서귀북초등학교 3학년 양지승(9.여) 어린이가 실종된지 한달이 넘도록 경찰수사가 제자리 걸음을 하는 가운데 유괴범을 자처하며 장난전화를 걸었던 고교생이 즉결심판을 받게 됐다.

   서귀포경찰서는 112신고센터에 자신이 현상수배범이라며 1억원을 요구해 경찰관을 출동시킨 혐의(경범죄처벌법 위반)로 B(15.고1)군에 대해 즉결심판을 청구키로 하고 B군의 주소지인 전남지역 관할경찰서에 사건을 이첩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7일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도에 수학여행 왔던 B군은 18일 오전 7시께 숙소인 서귀포지역 콘도미니엄에서 112범죄신고센터로 전화를 걸어 "나는 현상수배범인데, ○○의 딸을 데리고 있다. 1억원을 가지고 오면 풀어주겠다"고 허위신고, 경찰서장을 비롯해 30∼40명의 수사 경찰관들을 긴급 출동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B군이 '호기심에 장난전화를 걸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고 전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2일 광주지역에서 공중전화를 통해 '어린이를 서귀포지역 과수원에 파묻었다'고 허위신고했던 40대 남자도 광주동부경찰서에서 즉결심판에 넘겨졌다.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5호(허위신고)에는 '있지도 아니한 범죄 또는 재해의 사실을 공무원에게 거짓으로 신고한 사람'에 대해서는 10만원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돼 있다.

   송양화 서귀포경찰서장은 "최근 어린이 실종사건과 관련, 허위신고로 경찰력 낭비는 물론 부모에게 정신적 충격을 주고 있어 차후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해 허위신고자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양지승 어린이는 지난달 16일 오후 5시께 서귀포시 서홍동 피아노학원에서 교습을 마치고 학원차량을 타고 집 앞에서 내린 뒤 연락이 끊겨 지금까지 행방은 물론 생사조차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연인원 3만1천여명을 동원해 지승 양의 집 주변과 도 전역의 빈집, 정화조, 과수원, 창고, 쓰레기매립장, 항.포구의 바닷속 등을 수색했지만 아무런 흔적이나 단서를 찾지 못했고 39건의 제보도 대부분 신빙성이 없어 수사는 원점을 맴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