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대학교와 한국재활복지대학이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통합 대학교 명칭인 '경기국립대학교'를 놓고 경기대학교와 통합대학교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경기대는 통합대 측이 경기국립대 명칭을 강행할 경우 법정 소송을 하겠다는 강경 입장이다.

30일 관계대학들에 따르면 국립한경대학교와 한국재활복지대학은 지난 4월 5일 김문수 도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수도권 국립대학 최초로 상호 통합을 골자로 하는 협정서(MOA)를 체결, 내년 3월 '경기국립대학교'라는 이름으로 개교하기로 했다.

또 통합대학교 신입생 선발은 2008학년도 수시 2학기부터 하고 당분간 '1대학-멀티캠퍼스' 체제로 운영키로 하는 등 구체적인 향후 일정까지 세운 상태다.

경기대는 그러나 "경기대학교와 이름이 비슷한 경기국립대라는 명칭을 정식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경기대는 지난 3월에는 '고등교육기관의 교명 사용에 관한 지침'을 토대로 이에 대해 교육부의 자문을 받았다. 이어 이 지침을 근거로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 등 관계 기관을 상대로 "유사한 학교명은 사용할 수 없다"며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기대 관계자는 "통합대 측이 굳이 경기국립대학교를 고집한다면 법원의 판결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경남 진주의 '국립 경상대'가 '경남 국립대'로 교명 변경을 추진하다가 '경남대'의 반대로 명칭 변경에 실패한 사례를 들어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승소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경기대 측의 주장이다.

이 대학 재학생 문현경(22·체육학부)씨는 "통합대학교가 경기국립대학교로 출범한다면 이름만으로도 경기대를 위협하기에 충분하다"면서 "경기대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사학으로, 지역에서도 이 명칭으로 자리매김을 했기 때문에 다른 대학이 비슷한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통합대 측은 "경기국립대 이외의 이름은 검토한 바 없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서울대학교에 버금가는 국립종합대학을 설립하겠다"는 김 지사의 '좋은 대학 만들기'의 일환으로 추진돼 온 것이어서 상징성을 지닌 '경기' '국립' 이라는 단어가 꼭 들어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경대 김태환 기획처장은 "미국에도 워싱턴대학교와 워싱턴주립대학교가 따로 있지만 이를 문제 삼지는 않는다"면서 "설립 및 운영 주체를 대학교 명칭에 명확히 밝히고 있는 만큼 오히려 경기국립대학교가 설립취지에 맞는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