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가 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의원이 도청 간부에게 명패를 집어던지는 등 추태를 보여 '의원 자질론'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경기도청 공무원노동조합은 이 같은 추태를 보인 의원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서 사태가 도와 도의회의 갈등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 오후 2007년 제1차 추경안을 심의하던 도의회 예결특위 한나라당 박광진(안양)의원이 공무원 신분증 카드발급 관련 예산을 심의하던 도중 자신의 명패를 증인석에 집어 던진 뒤 "다시 한 번 의원들을 무시하면 가만 있지 않겠다"며 흥분했다.

명패는 증인석에 앉아 있던 정흥재 자치행정국장과 이용관 총무과장 책상 앞에 떨어져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사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박 의원의 돌출행동에 놀란 최환식 예결특위 위원장은 곧바로 정회를 선포하고 사태수습에 나섰으나 박 의원이 회의장을 나오려 하자 참관인 자격으로 현장에 있던 자치행정국 김모(43) 주사가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 순간 회의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해 버렸다.

직원의 불만표출에 박 의원은 "야, 너 나와!"라고 윽박질렀고, 김 주사도 "OO, 공무원은 사람도 아니야"라며 맞받아쳤다.

이어 박 의원은 국장 호출을 요구하며 몸싸움을 시도했으나 주변 사람들의 만류로 몸싸움은 벌어지지 않았다. 결국 예결특위는 오랜 정회 끝에 최 위원장의 산회 선포로 이날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박 의원은 이날 행동에 대해 "(집행부의) 답변태도가 빙빙돌리기만 했다"며 "도의원으로서의 격에 안 맞는 행동이 있다면 비난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태에 대해 최석현 경기도청 공무원노조위원장 대행은 10일 성명서 발표를 통해 재발방지 약속과 박 의원의 공식사과를 요구할 계획이어서 자칫 한 의원의 추태가 도와 도의회간 갈등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사태의 발단은 도가 최근 보안차원에서 각 출입문마다 전자식 출입시설을 설치한 뒤 공무원들의 자유로운 출입을 위해 공무원 신분증을 전자식 카드로 바꾸는 예산(1천200만원)을 세운 것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도의원들도 공무원 카드를 패용하는 문제를 놓고 박 의원과 자치행정국장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비롯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