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경기남부에서 잇따라 실종된 여성 4명 가운데 한 명이 싸늘한 주검이 돼 안산의 한 야산에서 발견<관련기사 22면> 된 가운데 비슷한 시기에 안성에서도 40대 여성 2명이 한꺼번에 실종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경찰은 그동안 철저하게 비공개로 수사를 진행, 부녀자 연쇄실종사건으로 날카로워진 여론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건을 감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10일 안성시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월말께 안성시내에서 44세 동갑내기 여성 2명이 사라졌다. 이들은 시내에서 식당 주방일 등을 하며 절친하게 지낸 사이로, 이혼한 뒤 함께 살며 붙어다녔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이들의 실종사실은 10일 넘게 모습이 보이지 않자 주변 사람들이 3월초, 안성경찰서에 신고를 해 사건화 됐다. 이후 경찰은 전·의경을 투입해 안성천 상류 금광저수지 일대와 인근 야산 등에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이들이 타고 다닌 차를 포함해 이렇다할 단서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휴대전화는 모두 꺼져 있어 휴대전화 위치추적 역시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들의 통장에서는 실종 이후 단 한번도 예금이 인출됐거나 입금된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져 이들이 타의에 의해 실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약 이들이 단순히 타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긴 것이라면 생활비 등으로 쓰기 위해 적어도 한 두 차례는 돈을 인출하는 게 상식에 맞는 상황이다.

또 도로에 설치된 교통정보시스템에서도 이들의 차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들이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경찰은 아직까지 이 사건에 대해 비공개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경찰은 별다른 사건 단서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져 올해 초 발생한 경기남부 부녀자연쇄실종사건과 마찬가지로 사건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들의 실종 시기가 연쇄실종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한달여 뒤인 점으로 미뤄 연쇄실종사건들과의 연관성 여부도 주목된다.

안성시의 한 주민은 "주민들 사이에 '경찰이 왜 공개수사를 안하는 지 모르겠다'는 말이 돌고 있다"며 "이렇게 계속 실종된다면 불안해서 어떻게 살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