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현대·기아자동차의 차체 조립기술 등을 중국의 C자동차에 팔아 넘긴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등)로 현대·기아차 전·현직 직원 등 9명을 적발한 수원지검에서 직원이 압수물품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한영호기자·hanyh@kyeongin.com
국내 자동차 생산기술을 중국으로 불법 유출시킨 기아차 직원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검찰과 기아차 측은 이번 기술유출로 오는 2010년까지 3년간의 예상 손실액이 중국시장에서만 수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지검 형사4부(김호정 부장검사)는 10일 현대·기아차의 차체 조립기술과 영업비밀 등을 중국의 C자동차에 팔아 넘긴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등)로 전 기아차 직원 최모(53)씨 등 5명을 구속하고 김모(62)씨 등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5년 1월 자동차 컨설팅 회사인 A사를 차린 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 현대·기아차의 신차 'HM', 유명 SUV차량인 쏘렌토 승용차의 차체조립 및 검사기준 등 영업비밀 자료 57건을 중국의 C자동차 회사에 이전해주고 2억3천여만원을 받은 혐의다.

이들이 불법영업 창구로 이용한 자동차 컨설팅 A사는 지난 2005년 1월, 자본금 5천만원으로 설립돼 지난해 2억2천여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 중 1억4천여만원의 매출은 불법기술 유출로 올린 실적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A사는 또 C사 외에도 중국내 다른 자동차 생산업체인 J사에 불법으로 기술이전을 시도했던 것으로 검찰조사결과 드러났다.

이들이 유출한 자동차 차체의 용접 및 조립기술은 600여개의 부품을 조립, 자동차를 생산하는 방법으로 조립절차와 공정에 따라 자동차의 소음정도, 진동, 안전성, 내구성 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제조기술이다.

검찰은 C사로 넘어간 기술로 인한 피해 규모는 정확히 산출할 수 없지만 수조원에 이르고 이번 기술 유출로 한국과 중국의 자동차 생산기술 격차가 2010년 기준 3년에서 1.5년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교일 수원지검 1차장검사는 "이번 사건은 국정원과 검찰의 긴밀한 협조로 국부유출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라며 "첨단기술 유출은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강력한 단속을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