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공무원의 영어 사용 능력을 인사 고과에 반영키로 하자 시 공직사회가 '영어 열풍'에 휩싸였다.

시는 오는 7월부터 9월 사이에 50세 이하 공무원을 대상으로 영어 수준 테스트를 실시키로 하는 등의 '공무원 사이버 영어 교육 계획'을 최근 확정, 직원들에게 통보했다.

이 계획의 뼈대는 매년 영어 교육 대상자에게 학습 결과를 측정해 목표 등급 도달자에게는 각종 인센티브를 주고, 그렇지 못할 경우엔 교육과정 재 이수와 청내 어학실 의무교육 조치를 내리기로 한 것이다. 물론 다양한 형태의 영어 교육 프로그램도 직원들에게 제공키로 했다.

이런 계획이 발표되자 시 공무원들의 생활태도부터 달라졌다.

상당수 직원들이 출퇴근하는 지하철 내부에서부터 면학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예년 같으면 출퇴근 시간대의 지하철에서 공무원들은 신문이나 잡지 등을 읽는 모습이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부터 대다수 공무원들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출퇴근 하는 지하철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영어 듣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퇴근 이후 등 업무 이외의 시간엔 각종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별도로 이용하는 직원들이 크게 늘었다. 많은 직원들은 인천시공무원교육원이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영어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시는 우선 영어 말하기 시험기관을 선정해 개인별 회화 능력 검정을 실시하기로 했다. 등급을 5·6 단계로 나누고, 시 공무원 교육에 의뢰해 사이버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내년 1월부터 교육과정을 개설키로 했다.

또 청사 내 영어방송과 영어마을 입소 체험, 해외 홈스테이 훈련 등의 계획도 별도로 마련키로 했다.

시가 공무원 대상 영어교육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올 초 선포한 '영어 도시' 구현과 맞물려 있다.

경제자유구역 개발과 2009년 세계도시엑스포, 2014년 아시안게임 등에 대비해 공직자부터 솔선수범해 영어 역량을 키우자는 뜻에서다.

시는 공무원들이 유창하지는 못해도 일상대화가 가능한 수준은 돼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따라서 시의 영어 교육 초점은 말하기와 듣기 등 실용회화에 있다.

인천대 전일호 교수는 "인천의 국제경쟁력 발전을 위해선 시 공무원의 국제화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이 선결돼야 한다"면서 "공무원의 영어실무 능력 향상과 시민의 영어 능력 향상은 결국 인천을 국제도시로 탈바꿈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