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형 SUV차량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으며 여름철 휴가 준비를 위한 예비고객들의 문의도 줄을 잇고 있다.
중고차량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계절적 특성뿐 아니라 예전보다 차량 성능이 향상되고 거래도 손쉬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중고차 구매방법이 편리해진 만큼 섣불리 중고차를 구입했다 낭패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아 주의가 요구된다. <편집자주>
과거 소비자들이 중고차를 구입하기 위해선 중고차 매매단지를 방문해 며칠이고 발품을 팔아야 했다. 그러나 인터넷 쇼핑몰의 등장으로 요즘은 보다 편리하게 정보를 획득하고 구입까지 가능하게 됐다. 이러한 편리함 덕으로 현재 중고차 인터넷 쇼핑몰은 130여개가 활동중이며, 각각의 사이트에서는 1천~5만대에 이르는 다양한 매물을 검색할 수 있다.
최근엔 휴대전화를 이용한 거래도 가능해져 전화 한통화로 언제 어디서든 중고차를 구입할수 있는 길도 마련됐다.
그러나 거래방법이 편해지고 다양해진만큼 살펴봐야 할 것도 적지 않다.
▲미끼매물을 경계하라
회사원 김모씨는 올초 인터넷을 통해 2001년식 누비라Ⅱ 중고차량을 531만원에 구입했다. 매물정보에는 자동에어컨, 핸들리모컨, 에어백, 무선도어 장치가 장착돼 있고, 사고로 앞쪽 좌·우 펜더만 교환했다고 기록돼 있었다. 이를 믿고 자동차를 구입한 김씨는 그러나 확인결과 에어컨만 장착돼 있고 사고로 앞 범퍼와 앞 유리를 교환하고 문짝 절단 용접후 도색, 엔진교환 흔적, 전체적으로 부분 도색이 돼 있는 등 구입전 정보와는 많이 다른 것을 알게됐다.
시간을 절약할수 있고 그 편리함때문에 인터넷몰을 이용했다 피해를 본 사례다. 지난해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된 중고차 관련 피해사례는 5천300여건에 이른다. 중고차 시장에서 인터넷쇼핑몰 정보를 이용한 거래가 60%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중 상당수는 인터넷몰을 이용하다 피해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소비자 불만은 허위매물, 이른바 미끼매물로 조사됐다. '허위매물'이란 중고차 딜러가 소비자의 직접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쇼핑몰에 게시한 매물로, 값이 싸거나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터넷을 매개로 소비자를 현혹하려는 딜러가 이미 판매된 차량을 계속 광고하면서 이를 미끼로 판매 기회를 늘려보려는 얄팍한 속셈이 드러난 경우가 많다.
이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소 번거롭더라도 후기를 꼼꼼히 살펴보고, 너무 싼 매물은 한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구입에 앞서 실제 중고차를 보고 기본적인 주행테스트와 외관확인도 해야한다.
▲편리함을 경계하고 더 꼼꼼히 살펴야
중고차를 선택할 때 꼭 확인해야 할 사항은 차량성능기록부와 사고 유무, 주행거리 조작 여부다. 하지만 중고차 매매업자가 자동차의 성능을 점검하고 내놓는 차량성능기록부는 절반 정도만 믿을 수 있는 게 현실이다. 기록부에는 차량의 주요 부품에 대한 성능, 사고에 따른 외관 교환과 수리 여부, 주행거리 등을 표시하게 돼 있다.
하지만 소비자단체에 접수된 중고차 관련 피해사례를 보면 성능점검기록부에는 이상이 없었으나 차량 인수 후 얼마되지 않아 고장이 발생한 건이 절반에 달했다.
따라서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더라도 성능점검기록부에는 없는 이상이 발견될 수 있음으로 구입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중고차의 사고 유무를 확인하려면 한번쯤 직접 자동차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도색 여부를 판별하기 좋은 맑은 날 차를 보러 가되 엔진룸이 지나치게 깨끗하거나 외장처럼 깨끗하게 도색돼 있는 경우는 엔진이 손상된 차일 수 있으니 조심해야한다.
엔진이 파손된 차라면 치명적인 사고를 낸 차로 차체 프레임까지 뒤틀렸을 가능성이 있고, 엔진은 아무리 잘 수리해도 오일이 새거나 전기계통의 합선 등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동차 유리에는 제조연월일이 나와있는데 만약 차 유리중 하나가 다른 유리와 비교해 제조 시기가 크게 차이 난다면 역시 큰 사고가 발생한 차일 수 있다.
중고차의 주행거리 조작 여부는 각 자동차 제조사의 사후서비스(AS)센터의 이력을 확인하면 어느 정도 알 수 있고, 차계부를 쓴 차를 고르되 자동차 열쇠나 창문을 열고 닫는 스위치가 주행거리에 비해 지나치게 낡았으면 주행거리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3만㎞ 이상 달린 경우 마모가 시작되는 브레이크 페달의 마모 정도나 6만㎞를 달린 경우 갈게 돼 있는 타이밍 벨트의 교환 여부 등도 주행거리 판별의 중요한 근거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중고차를 판 업체에서 1개월 또는 2천㎞ 주행시까지 중고차 성능에 이상이 생길 경우 보상하도록 규정돼 있으며 만약 문제점이 생길 경우에 대비, 구매 직후라도 철저히 차량을 점검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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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거래를 담당하는 옥션 배동철 이사는 "최근 온라인 마켓플레이스가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급부상하면서 중고차 등 고가 제품의 인터넷 거래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인터넷 활용시 기본적인 차량정보 뿐만 아니라 판매자의 신용도 및 구매후기를 꼼꼼히 확인하고 거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것만은 꼭 !
1 자격이 있는 중개 자동차 딜러에게 차량을 구입한다. 중고자동차 시장에는 종사원 자격이 없는 딜러가 영업하는 경우가 있다. 가격이 싸다고 종사원 자격이 없는 딜러로부터 중고자동차 구입을 결정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중고자동차 구입시 딜러가 등록업소에 소속된 정식 종사원인지 신분 확인(신분증은 자동차매매사업조합에서 발급함)을 한다.
2 계약과정에서 중고자동차 매매업소와 별도 약정한 사항이 있으면 구두로 약속하지 말고 반드시 서면으로 작성한다.
3 구입하고자 하는 차량의 성능상태 및 사고유무에 관한 성능점검기록부를 교부받을 때 성능보증기간을 확인하고 보증기간이 가장 긴 업소를 이용한다 (최소한 30일 이상 또는 2천㎞ 이상 보증 요구).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 의해 판매업자가 보증한 기간이내에 보증을 약정한 부품에 하자가 발생했을 때에는 무상수리 또는 수리비를 보상받을 수 있음.
4 성능점검기록부에 사고 유무와 사고부위를 자세하게 기재한 후 교부받는다. 사고유무와 사고 부위를 허위로 기재한 사실이 발견된 때에는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 의해서 수리비 보상을 받을 수 있으므로 성능점검기록부에 이를 반드시 기재해 받아둔다.
5 주행거리 조작사실 발견시 보상 기준을 제시하는 업소를 이용하고 반드시 보상 기준에 관한 내용을 서면으로 받아둔다.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