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러브호텔'이라는 오명 속에서도 연인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았던 지역이지만 지금은 찾는 손님이 없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말인 지난 19일 오후 양평 강상면~양수리~남양주까지 남·북한강 변을 따라 들어선 수십개 러브호텔들의 주차장은 텅 빈 모습이 한결같이 똑같았다. 한 때 낮에도 방이 없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던 지역이라고는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을 만큼 한적한 모습이었다.
업주들은 러브호텔을 찾는 계층이 변한데다 계속되고 있는 경기불황이 원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유비쿼터스환경에 익숙한 20~30대 연인들이 아늑한 둘만의 공간보다는 인터넷과 벽걸이 TV, DVD, 월풀 등 최신 시설을 갖춘 곳을 선호하는데다 기름값 인상 등으로 서울등지에서 떨어져 있는 이지역 모텔들을 기피한다는 것이다.
20년째 양평군 강상면에서 호텔을 운영해온 박모(57·여)씨는 "건물만 지으면 떼돈을 번다는 시기는 지난지 오래다"며 "젊은 세대의 입맛에 맞도록 시설을 갖추자니 돈이 너무 많이 들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주 샛터에서 15년째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임모(45)씨도 "영업이 너무 안돼 지난해 5억원을 들여 젊은이들 취향으로 리모델링을 했다"며 "조금은 영업이 나아졌지만 예전 만큼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호텔 전문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24개 객실을 기준으로 인테리어와 각종 편의사양을 들여 놓는데 드는 비용은 5억원 정도로 이지역 업주들은 고가의 비용 때문에 리모델링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아예 모텔을 매각하려는 업주들도 늘고 있다.
2년 넘게 호텔을 내 놓고 있는 한 업주는 "기본적인 땅 값이 있기 때문에 헐값에 내놓기도 힘들다"며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싸게 내놓아도 전혀 팔릴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양평 A부동산 관계자는 "90년대만해도 최고의 드라이브코스에, 최고급시설로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완전히 변해 가격만 맞으면 팔겠다고 내놓은 모텔도 서너개나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