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경인운하 건설 반대' 발언(경인일보 5월30일자 3면 보도)과 관련, 인천 지역주민들과 정치·경제계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지난 29일 광주시 5·18기념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 주자 정책토론회에서 "경인운하는 육지를 그대로 뚫는 사업으로 돈이 많이 들어 반대한다"며 "그러나 경부운하는 강을 그대로 연결하면 되는 사업이어서 비용도 적게 든다"라고 강조했다.

경인운하 개발 예정지 주변 지역 주민들은 이 전 시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30일 발끈하고 나섰다. 인천시 서구·계양구를 비롯해 서울 강서구, 경기도 김포·부천시 통반장들로 구성된 경인운하지역협의회도 이 전 시장의 발언을 강력 비판했다.

박한욱(65·계양구 목상동) 경인운하지역협의회장은 "경인운하 개발 예정지에 한번도 내려와 보지 않았던 이 전 시장이 대단히 착각하고 있다"며 "오는 6월9일 개최 예정인 '경인운하의 조속한 개발을 위한 걷기대회'에서 이런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겠다"고 격하게 말했다.

박승희(한·서구) 인천시의회 의원은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환경문제도 추가 보완으로 해결됐고 경제성이 충분히 입증된 경인운하 사업이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에 휘둘리고 있어 안타깝다"며 "12년 동안 지연된 경인운하 사업은 당장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석 인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인천상의는 경인운하 조기 건설을 이번 대선 후보자들에게 전달할 인천지역 경제 10대 현안과제로 선정할 만큼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며 "도시엑스포와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행사를 앞두고 있는 인천 입장에서 경인운하 조기 건설은 지역경제 활성화의 전기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송영길(인천 계양을) 사무총장은 30일 국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이명박 후보의 어제 답변은 경인운하가 '방수로를 이용한 운하'라는 기본 사실 조차도 알지 못하고 '맨 땅을 파 운하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오인'하고 있다"며 "이것은 운하를 10년 넘게 구상해왔다는 이명박 후보의 경부운하건설 계획의 총체적 부실을 증거한다"고 맹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이명박 전 시장측 관계자는 "경부운하에 집중하느라 경인운하 사업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며 "경인운하 사업 자체를 반대하기 보다는 경부운하건설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로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