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밀가루와 설탕을 공급하는 대기업 CJ의 제과 브랜드인 '뚜레쥬르'가 최근 급격한 점포 확장에 나서자 제과업계가 '대기업이 동네 빵가게까지 넘본다'며 반발하고 있다.

10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영통구청 주변 상가밀집지역.

매탄동 그린빌 1·2단지 1천200여 가구가 살고있는 이 지역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제과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주민들에게 "개인 빵집이 어디냐"고 물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대형 프랜차이즈 제과점 이름 뿐이다.

특히 CJ푸드빌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하나인 '뚜레쥬르' 베이커리는 경인지역에서 두드러진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뚜레쥬르는 1996년 구리시 교문점을 1호점으로, 현재 전국적으로 770여개 매장이 성업중이며 올 5월만 해도 경인지역에서 15개 점포가 새로 문을 열었다.

2004년 10월 경인지역 126개(경기 104개, 인천 22개) 매장을 시작으로 2005년 10월에는 181개(경기 151, 인천30개)로 43% 성장했고 2007년 6월 현재 매장수는 2004년의 2배인 255개(경기 213개, 인천 42개)에 달한다.

이처럼 '뚜레쥬르'가 경인지역에서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면서 자금력이나 홍보력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절대적으로 열악한 처지에 있는 영세 빵집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구나 CJ는 빵 재료로 사용되는 설탕, 밀가루의 국내점유율이 각각 48%와 25%로 국내 공급을 좌지우지하는 실정으로 자사의 소비자들이기도 한 개인 빵집들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율전동 성대 앞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대기업 베이커리와는 여러가지로 경쟁이 되지 않는게 사실이다"며 "특히 뚜레쥬르의 CJ는 빵 원료도 생산하고 있어 상 도의로 봐도 문제가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뚜레쥬르는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TV광고 등의 다양한 마케팅과 통신사의 카드로 할인받을 수 있도록 해 손님을 끌어모아 제과업계의 반발을 사기도했다.

장안구 정자동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A(45·여)씨는 "건너편에 뚜레쥬르가 생기면서 매출이 30%이상 줄어들었다"며 "이제 빵집을 운영하면서 먹고 살기는 힘들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제과협회 경기도 지회에는 모두 1천45개의 제과점 운영자가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데, 이중 뚜레쥬르의 운영자는 213명으로 도내 회원의 20%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