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내과를 방문하는 많은 환자들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라는 균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위 내에 세균이 존재한다는 것은 1893년 처음 보고된 후 연구가 이뤄졌으나 세균 배양을 통해 직접적으로 증명되지 않아 큰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1982년 위 조직에서 현미경으로 점막 내에서 나선형 세균의 존재를 확인, 위·십이지장궤양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됐다. 이후 이 균은 기존의 균과 다른 균임이 밝혀져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로 개명돼 현재까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것은 전세계 인구의 과반수 이상이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한번 감염되면 자연치유되지 않고 일생동안 감염이 지속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성인의 약 67%가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어떤 경로를 통해 인체에 감염되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대변에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가 배양·발견되는 것을 통해 대변에 오염된 음식물이나 식수 등에 의해 감염이 돼 대변에서 구강으로의 전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구강에서 구강으로의 감염도 확인되고 있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이 다양한 위장 질환을 유발시키는 원인은 균 자체에서 여러 효소나 독소를 생산, 직접 위에 손상을 일으키기도 하고 몸에서 면역 반응으로 염증 등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균은 위암 발생을 약 2.8배 이상 증가시키고 감염자의 40~50%가 만성위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감염 자체만으로 위암이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고 유전적 요인, 식생활과 관련된 여러 인자 등이 위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단은 크게 내시경을 사용, 조직을 채취해 현미경으로 균을 관찰하는 조직검사법, 조직에서 균을 배양하는 배양법, 조직을 시약에 넣어 시약의 색조 변화를 관찰하는 요소분해효소 검사법 등이 있고 최근에는 타액이나 소변, 대변을 이용하는 방법들도 시도되고 있다.

이 균은 여러가지 질환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지만 치료에 있어서도 전세계적으로 통일된 합의안은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에 감염된 모든 소화성 궤양, 저등급의 점막연관 위 림프종 및 조기 위암 수술후의 환자들은 제균을 강력히 권유하고 있으나 위염이나 십이지장염은 제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또한 위암의 가족력이 있으면서 환자가 치료를 강력히 원하는 경우에는 제균을 고려할 수 있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제균은 단독 약물로는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므로 여러가지 약을 병합하여 사용하는 등 다양한 요법들이 있으니 병원에서 진단을 통해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도움말: 서영환 현대유비스 병원 내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