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주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구 삼익아파트~동구 동국제강 도로 개설사업(경인일보 6월14일자 3면보도)과 관련, 시가 도로 너비를 좁히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주민들은 도로개설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이 도로를 둘러싼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안상수 시장의 지시에 따라 도로 너비를 일정 부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안 시장은 전날(19일) 도로 공사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주변에 비슷한 폭과 성격을 가진 도로들이 있거나 생길 예정"이라며 "폭 50 도로가 도심을 관통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반대하는 주민들과 싸우지 말고 요구하는 사항들을 받아들여 대안을 만들라"고 했다.

오는 2015년 개통예정인 삼익아파트~동국제강 도로 개설사업(길이 2천570, 너비 50~70)은 현재 4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이 도로는 '2020 인천도시기본계획'에 반영돼 있는 남북축이다.

도로 너비를 줄이고 남는 공간에 완충녹지를 조성하겠다는 게 시가 구상하고 있는 대안으로 짐작된다. 시 관계자는 "1999년 당시 고가가 아닌 평면 방식으로 개설하기로 중구청·중구의회·주민들과 합의한 사항"이라며 "도로 부지 보상이 거의 끝난 상태여서 공사를 중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구동구관통산업도로무효화를위한주민대책위원회'와 '배다리를지키는인천시민모임'은 이날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모임은 "1인시위 등을 통해 도로 개설 무효화를 위한 투쟁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며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감사 청구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도로 성격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예산낭비'라고 생각하지 말고 사업 추진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안 시장은 조만간 이들 모임의 대표들을 만나 도로 개설 방안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