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재준 (정치부장)
경기도지사의 취임 1주년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무엇일까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 이유는 사람으로 치면 첫돌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아이가 태어나서 1년이 되면 주변의 이웃과 친지들에게 알리고 첫돌 잔치를 벌인다. 그러나 둘째 돌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둘째 돌 보다는 첫돌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아마 예전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1년을 고비로 인생에 있어서 첫 고비를 넘긴 재생의 뜻을 가지고 있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한 것 같다. 또한 보다 튼튼하고 건실함을 널리 알리기 위함일 것이다.

민선 4기의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오는 7월1일이면 도지사 취임 1주년을 맞는다. 뜻 깊은 날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한달 전부터 참모들은 무엇을 홍보할 것인가를 고민해 왔다. 1년전 취임과 함께 김문수 경기지사는 도민들에게 이러 저러한 약속들을 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무엇을 내놓을 수 있을까 고민을 했을 것이다. 오는 28일 취임 1년의 성과품들을 풀어 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수도권 통합요금제의 시행에서부터 수도권 규제의 완화, 외자유치, 광교신도시의 개발, 산하기관과의 경영협약 등 일련의 정책 추진과정을 설명하고 성과에 대한 동의를 구하려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전임 민선1기 이인제 지사나 임창열 지사, 손학규 지사 등 민선도지사들도 취임 1주년에서 참모들이 똑 같은 고민을 했으며 거의 비슷한 형태의 취임 1주년 행사 아닌 행사를 가졌기 때문에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역대 지사들 역시 취임 1주년을 맞이 해서는 1년간의 활동을 통해 앞으로의 경기도 비전을 확고히 했으며 도정의 추진 방향을 확실히 설정하고 실행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민선 1기의 이인제 지사는 취임 1주년을 맞아 15대 중점정책과 50대 중점사업을 강조하며 경기도의 정체성 확립과 지역경제의 활성화 등을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경기도의 장기발전전략을 내놓기도 했다.

민선 2기의 임창열 경기도지사는 거침없이 일을 하는 스타일로 불합리한 규제에 대한 법 개정과 외자유치의 성과를 과시했으며 민선 3기의 손학규 지사는 취임후 1년동안 경기도의 새틀을 짜는 시기로 경기도의 미래상인 '경기발전 2020'을 제기하고 실천전략으로 '경기비전 2006'을 제시했다. 이와함께 손 지사의 가장 큰 치적이라 할 수 있는 LG필립스 LCD공장을 파주에 유치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민선 1~3기까지 지사 취임 1주년의 핵심은 지난 1년을 바탕으로 한 앞으로의 장기발전 전략을 선보이고 확고한 실천전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지금 김문수 지사가 취임 1주년을 맞아 하고자 하는 말도 큰 의미에서는 앞서 지사를 지낸 도백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취임 1주년을 맞아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 너무 고민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도지사직을 수행한 김지사에게 질타보다는 희망을 얻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지사의 소신이 고집이나 아집으로 변질되기를 바라지 않고 밤낮없이 현장을 누비는 지사가 막상 자기 주변의 일은 놓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김 지사가 취임 1년을 통해 당초 취임 당시 지사 초심에서의 약속과 같이 수도권 규제도 풀고, 뻥 뚫린 경기도를 만들어 교통상황도 개선시키고 다함께 잘사는 경기도, 서민생활에 불편이 없는 경기도를 만들기 위한 확고한 의지와 경기도 발전을 위한 밑그림을 만들었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는 경기도백으로, 행정가로 1년을 지낸 김문수 지사가 되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서민 도지사, 일꾼 도지사, 소신 도지사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나 이에 앞서 여러 곳의 의견을, 다른 큰 의미에서는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들을 수 있는 도지사'가 먼저 되었으면 한다. 더불어 노동운동가와 정치인의 모습에서 벗어나 도백으로 행정가로의 모습을 먼저 생각하고 보여줬으면 한다. 이는 김문수 지사와 경기도민들에게는 지난 1년보다 앞으로 남은 3년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