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한 번 구경하는데 수백만원?

최근 주택시장에 고급화·대형화 바람이 불면서 모델하우스(견본주택)의 건설 비용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모델하우스 건설 비용도 결국은 입주자에게 전가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에 들어서는 고급주택의 모델하우스 건축 비용이 수십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26일부터 아파트 278세대(오피스텔 160실 제외)를 분양하는 D건설 화성 동탄 P 주상복합 모델하우스(3유니트) 건립 비용은 29억여원이다.

실제 모델하우스에는 홈바, 그랜드피아노, PDP TV, 크리스탈 펜던트(73평형), 골프클럽, 홈오디오시스템(63평형), 카펫, 와인냉장고(58평형) 등 각각 수십만~수백만원의 전시상품으로 실내를 장식했다.

심지어는 생수조차 국내 시판 중 최고가 상품 중 하나인 에비앙으로 전시했다.

결국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집 한 번 구경하는데 세대당 1천만원에 가까운 돈을 지불하는 셈이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청약광풍을 일으켰던 K건설의 인천 송도 P 주상복합 아파트(123세대)도 3개 평형(아파트 2, 오피스텔1)의 모델하우스를 공개하면서 50억원 이상을 사용했다.

당시 평당 분양가가 65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각 세대는 모델하우스를 구경하는데만 산술적으로 최소 5~7평을 날린 셈이다.

인근의 C주상복합 아파트도 P건설은 모델하우스에만 최소 24억원(세대당 평균 330만원)을 투입했다.

그나마 C 주상복합의 경우에는 모델하우스를 리모델링해 사용했기 때문에, 신축했을 경우에는 이보다 훨씬 더많은 비용이 들었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모델하우스 건설전문업체들은 "최근 수도권 대단지의 경우에는 엘리베이터가 딸린 3층짜리 모델하우스까지 등장하고 있다"며 "이 모든 비용이 결국은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위 건설사 관계자들은 "모델하우스 비용이 과도한 건 사실이지만, 한 번 지은 모델하우스나 실내 장식용품은 계속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관련 비용이 생각만큼 비싼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