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게 비지떡, 안전은 뒷전인 저가 여행상품'.
한국인 관광객을 태운 여객기가 25일 캄보디아의 한 산악지역에서 추락한 사고로 여행사들의 저가 여행 상품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번 사고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국내 대형 여행사들의 덤핑 상품 판매 행태로 만들어진 '인재(人災)'라는 것이 동종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캄보디아 PMT항공사의 AN-24 여객기가 추락한 캄포트주 시아누크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남서쪽으로 130㎞ 떨어진 지역이다.
캄보디아 남해안에 있는 시아누크지역은 항구도시인 휴양지로 이번 사고 여행사인 하나투어가 올 1월부터 처음으로 여행 상품을 개발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안전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항공기를 이용했다는 점이다. 한정된 여행 비용으로 빡빡한 일정을 짜다보니 당연히 저가 비행기를 사용하게 됐고 이번과 같은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사고가 난 캄보디아 PMT항공 소속 러시아제 AN-24 항공기는 1960년대 만들어진 노후화된 항공기로 애초부터 여행객들을 태우지 말았어야 할 비행기였다.
캄보디아 시엠립 현지 A여행사 가이드는 "국내 대형 여행사들이 항공료 가격도 안되는 29만원에서 30만원대의 초저가 상품으로 여행객을 데려오면 현지에서는 불필요한 쇼핑, 옵션 관광 등을 강요해 사실상 저질 여행이 양산되고 있는 실정이다"며 "솔직히 안전 보다는 여행객들의 주머니 털기에 더 혈안이 되어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동남아는 우기철로 접어들어 언제 이상 기후가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려운데 사고 항공기를 몇번 타봤는데 비행기가 너무 낡고 불안했다"며 "현지 교포는 물론 여행 가이드들 조차도 잘 타지 않는 기종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동남아 지역도 마찬가지다. 특히 동남아지역 대부분의 휴양지가 섬지역으로 경비행기와 소형 선박으로 인한 위험 등이 언제 어디서든 내포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인천지역 I 여행사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저가 여행을 원하는 고객들과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덤핑 상품들을 쏟아내는 여행사들간의 수요 공급 원칙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며 "이번 사고가 국내 여행사들의 행태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