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단 한 번뿐인 초특가' '반값 여행' '도전 최저가'. 한국인 관광객들을 태운 여객기가 캄보디아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국내 여행사들의 저가 해외여행 상품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번 사고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던 국내 여행사들의 덤핑 상품 판매 행태에서 빚어진 '인재(人災)'라는 것이 동종업계 관계자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캄보디아 PMT항공사의 AN-24 여객기가 추락한 캄포트주 시아누크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남서쪽으로 130㎞ 떨어진 휴양지역으로 하나투어가 올 1월 처음으로 여행상품을 개발한 지역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안전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항공기를 이용했다는 점. 한정된 여행 비용으로 빡빡한 일정을 짜다보니 저가 비행기를 사용하게 됐고 이번과 같은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 여행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대부분의 여행사들은 자극적인 문구를 사용하며 '초저가' 상품에 경쟁적으로 여행객을 모집하고 있다.
M여행사의 경우 홈페이지를 통해 'GO!도전최저가! 방콕/파타야'라는 상품을 4박5일 일정에 23만9천원이란 터무니없는 가격에 내놓고 있다.
캄보디아 시엠레아프 A여행사의 현지 가이드는 "국내 여행사들이 4박5일 일정에 항공료 가격도 안 되는 20만~30만원대의 초저가 상품으로 여행객을 데려오면 현지에서는 불필요한 쇼핑, 옵션 관광 등을 강요하며 수익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솔직히 여행객들의 안전은 뒷전이고 주머니를 털기 위한 이벤트 소개에 더 전념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베트남 호찌민시의 한 가이드도 "현재 동남아는 우기철로 접어들어 언제 이상기후가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로 싼 값에 일정을 소화하려다보니 이런 날씨에 낡은 비행기를 이용하다 이번 사고가 일어난 것"이라며 "캄보디아, 베트남뿐만 아니라 태국, 필리핀 여행상품을 성수기에 20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이 보장된 여행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여행업계에서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 대부분의 휴양지가 섬이어서 경비행기, 배 등을 탈 경우 언제 어디서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도내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저가 여행을 원하는 고객들과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덤핑 상품들을 쏟아내는 여행사들 간의 수요 공급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며 "이번 사고가 국내 여행사들의 저가상품 판매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덤핑여행 '안전도 덤핑'
'캄보디아 항공기추락' 인재부른 초저가 해외여행
입력 2007-06-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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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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