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여객기 사고소식이 전해진 26일 오전, 일가족이 사고를 당한 이충원(47·개인사업)·황미혜(42·여)씨 부부의 자녀 정민(16)양과 준기(15)군이 다녔던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의 소현중학교는 침통한 표정이었다.
"준기는 더없이 맑고 싹싹해서 친구들도 많았고 교사들도 좋아했어요. 정민이도 명랑하고 씩씩한 아이였고요. 사고 소식에 여러 선생님들이 눈물을 흘렸고… 아이들도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지난해 준기군의 담임을 맡았던 김현주 교사는 "대안학교에 가는 것을 끝까지 막았으면 이런 사고는 없었을 텐데…"라고 고개를 떨궜다. 정민양과 준기군이 미국 조기유학을 위해 소현중학교를 그만두고 각각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에 GVCS로 옮긴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정민양과 준기군은 전학 이후에도 용인의 친구들과 틈틈이 연락을 나누며 우정의 끈을 이어왔다고 친구들은 전했다.
준기군의 친구 이재현(15)군은 "방학을 맞아 집에 온 준기가 가족여행을 떠난다며 좋아했다"며 "여행을 다녀오고 우리들 시험이 끝나면 신나게 놀자고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준기군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는 준기군이 가족여행을 떠나기전 '설렘-캄보디아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글이 올라있었다.
미니홈피에는 "사랑하는 준기야… 기도하고 있을게…" "이준기… 밥도 아직 안사주고 시험끝나구 놀기루한 것두 안지켰잖아… 왜갔어… 시험 일주일이면 끝나는데" 등 안타까운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씨 가족이 사는 상현자이아파트 관리사무소도 아침 방송을 통해 사고소식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무사귀환을 함께 기도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