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의 한 중학교에서 3학년 반장이 시험지를 유출했다가 교사에 적발돼 학교 측이 기말고사를 전면 연기하고 해당 학생을 전학 조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3일 평택교육청과 A중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3학년 반장인 B(15)군은 지난달 28일 오후 4시50분께 학교 행정실에서 시험지 발간실 열쇠를 빼내 발간실에 보관된 수학, 체육, 도덕, 컴퓨터, 미술, 기술과정 등 6개 과목의 기말고사 시험지를 유출했다.

   교내 방송부장인 B군은 다음 날인 29일 수업이 끝난 오후 6시 50분께 학교 방송실에서 유출한 시험지 문제를 풀다 당직교사에게 적발됐다.

   시험지 유출 당시 행정실에는 직원들이 모두 퇴근해 아무도 없었으며 오후 4시 40분께 마지막으로 행정실을 나선 직원이 행정실을 잠그지 않고 퇴근한 것으로 학교조사 결과 밝혀졌다.

   학교 측은 시험지 유출이 확인된 직후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소집, 6월30일~7월3일 예정됐던 기말고사를 전면 취소하고 전 과목 시험문제를 다시 출제해 오는 5~7일 3일간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B군은 방송실 문을 열기 위해 행정실에 보관된 방송실 열쇠를 가지러 다니다 발간실 등 교내 시설물 열쇠가 행정실에 보관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B군은 지난해 11월 평택 청담정보통신고가 주최한 전국 정보검색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는 등 컴퓨터를 잘 다뤄 컴퓨터특성화 실업고 진학을 희망했으나 부모가 인문계 진학을 원해 성적에 대한 부담이 컸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교육청은 아직 어리고 성적 스트레스로 인한 우발적 행동인 점 등을 감안, 선도 차원에서 B군을 지난 2일 용인지역 학교로 전학시키고 고사감독관리의 책임을 물어 3일 해당 학교장을 경고 조치했다.

   학교 측도 행정실 관리 및 고사감독 책임을 물어 행정실에서 마지막으로 퇴근한 직원과 발간실 관리자에 대해 학교장 주의 조치를 내렸다.

   경찰도 이 같은 첩보를 입수해 내사 중이며 혐의가 확인될 경우 B군을 절도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입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평택교육 중등교육담당 장학사는 "중위권 성적인 A군이 인문계 진학에 따른 성적 부담으로 순간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저지른 것 같다"며 "물의를 빚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