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재단이 여성가족부 통계자료를 인용해 지난 5월 밝힌 자료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여성 창업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국내 총 사업체 수의 30% 이상이 여성경영자 기업이라고 밝혔다. <편집자 주>
박광숙(47·인천 계양구 계산3동)씨는 5년 전까지 평범한 주부였다. 새벽 6시에 일어나 아침밥을 지어 남편을 출근시키고 아이들을 깨워 학교에 보내는 일상의 반복이었다. 여느 주부와 다를 바 없는 일상을 보냈던 박씨는 근처 백화점에서 열리는 에가트(알공예) 문화강좌를 수강한 후 2002년 '태인공방'을 창업, 공예품점 사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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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시 제품이 젊은층은 물론 중장년층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끌면서 알공예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의 취미는 이제 여가시간을 보내는 소일거리가 아닌 월 매출 500만~600만원을 올리는 사업으로 변신했다.
인천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있는 엠포월드 이소영(37) 대표는 5년 동안 근무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창업했다. 창업 3년차에 접어드는 이 업체는 항균·소취제 관련 핵심 원료 기술을 상품화해 창업 1년차에만 1억2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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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쇼핑몰 옥션에서 실시하는 '옥션 창업강좌(www.auction.co.kr/ecenter)'에 참가하는 여성 비율은 2002년 34%, 2003년 41%, 2004년 44%, 2005년 46%, 2006년(상반기) 49%로 꾸준히 증가세다.
기존 여성 창업은 도·소매업이나 음식·숙박업 등 생계형 창업 형태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들어 육아·아동·외식·디자인·미용 등 여성 특유의 장점을 살린 전문 업종의 창업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 분야에서는 창업자 자신이 사업 아이템과 시장에 대해 동시에 잘 알고 있어 그만큼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 여성 창업자들은 생계 전체를 책임지기보다는 추가소득을 추구하거나 부업형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창업준비생이 많다는 것도 여성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더구나 여성들이 상품구매에 결정권자로서 입지가 커지고 있어 안정적인 창업 분야의 하나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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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문기술창업을 한다고 해도 자금부족과 사업운영 시 행정상 문제, 입지여건, 마케팅 정보 부재 등으로 사업안정화 단계까지 이르지 못하고 중도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잘 살리면 남성 못지않은 성과를 일궈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여성 창업의 경우 여성이 가진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감성적이고 섬세한 면은 고객이 원하는 걸 파악하고 매장을 운영하는 장점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류 전문점, 에닉스 푸드 전문점 등에서 남성을 능가하는 성과를 거둔 여성 창업자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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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소상공인지원센터 황수연 상담사는 "남성은 수익을 창업의 전제조건으로 따지지만 여성은 자신이 체험을 통해서 좋으면 창업으로 밀고가는 경향이 있다"며 "여성은 고객지향적인 신뢰경영마인드를 바탕으로 고객과 보다 친밀하게 다가가는 장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강좌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인천지회(회장·이선우)는 여성들의 신산업 업종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문 분야 창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여성가장에게는 1인당 3천만원(연 3.0% 고정금리)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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