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를 망치는 불청객이 바로 '눈병'과 '귓병'이다. 실내수영장과 캠핑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 물놀이를 자주 즐기는 탓이다. 대부분은 초기 증세에서 자연 치유되지만, 자칫 전문의를 통한 치료 또는 관리 없이 잘못된 상식에 의존하다 병을 더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름철 우리의 눈과 귀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눈병의 종류와 증상
여름철 유행하는 눈병으로는 '아데노 바이러스(Adenovirus)'에 의한 유행성 각결막염과 '엔테로 바이러스(Enterovirus)'에 의한 급성출혈성 결막염(아폴로 눈병)이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세균성 각막염, 자외선으로 인한 각막염 등도 있다.

여름철은 눈병이 쉽게 유행한다.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주위에 눈병이 걸린 사람이 있으면 조심하는 것이 좋고, 손을 깨끗이 씻고 개인 위생 상태를 청결히 해야 한다.

눈병이 돌면 수영장,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의 출입을 잠시 중지하고 눈병에 걸린 사람이 있을 경우 수건을 따로 쓰게 하는 등 가능한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여름철에는 햇빛에 포함된 자외선은 눈에 해를 주므로 자외선 차단효과가 있는 선글라스 등을 착용해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급성출혈성 결막염=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 여행을 할 즈음 아프리카 가나에서 시작돼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아폴로 눈병으로도 불린다. 엔테로 바이러스나 콕사키 바이러스 같은 RNA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전염성이 강해 폭발적으로 유행하기도 한다. 잠복기는 수시간 내지 하루 이틀 정도이다.

증상은 눈의 충혈, 눈곱, 분비물의 증가, 눈물, 안구통증, 귀밑과 귀앞의 임파선부종, 눈부심, 시력저하 등이 있고 결막에 출혈을 일으켜 눈이 빨갛게 보이기도 한다. 몸살, 발열, 설사 등과 같은 전신적인 증상도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현재 항바이러스 특효약은 없다. 대개 10일 정도면 일시적인 면역을 만들면서 자연적으로 낫는 질환으로 이 기간에 세균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항생제 점안을 실시한다.

그러나 헤르페스 각막염, 각막궤양, 급성녹내장, 진균성 각막염 등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실명할 수도 있는 질환들과 증상이 비슷하므로 반드시 안과전문의가 감별진단을 해야 한다.

△유행성 각결막염=감기의 원인이 되는 아데노 바이러스라고 하는 DNA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한다. 여름철뿐 아니라 사철 내내 걸릴 수 있다. 잠복기는 1주일 정도 되고 치료기간이 2~4주 되지만 합병증이 생길 경우 더욱 오랫동안 고생할 수도 있다.

증상은 갑자기 눈이 붉어지고 눈물이 많이 나며 티가 들어간 것처럼 몹시 껄끄럽고 눈이 부신다. 종종 귀밑과 턱밑에 있는 임파선이 부어 통증을 느끼며 감기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처음 1주일 동안은 치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점차 심해지다가 2~3주일 지나면 자연히 낫는 것이 보통이다. 간혹 진행되는 도중에 점상각막염이란 합병증이 일어나서 사물이 흐리게 보이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 치료를 소홀히 하면 안된다. 이러한 각막혼탁(각막염)은 치료하지 않을 경우 시력이 매우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바이러스성 안질환들은 항바이러스제, 이차감염 방지를 위한 항생제·소염제 등을 이용하여 치료하고 무엇보다도 합병증이 남지 않도록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외에도 비타민이 풍부한 야채 과일 등 적절한 영양섭취와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고,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해야 한다. 절대로 술을 마시면 안 된다.

 
 
   
 
△ 예방법=
여름철 눈병에 한 번 걸리면 삶의 리듬이 완전히 깨지고 2주 이상 고생해야 하므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눈병에 걸린 사람의 눈을 본다고 전염되지는 않으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고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도록 하며 눈은 되도록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사람은 각막에 염증을 일으켜 눈병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1개월 정도 착용을 피한다.


△ 귓병의 증상
물놀이를 즐기게 마련인 여름철에는 눈병뿐 아니라 귓병에 시달리기 십상이다. 귓병은 누구나 쉽게 걸릴 수 있는 흔한 병답게 제때 치료를 받으면 금세 나을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중이염 등으로 발전해 고질병이 될 수 있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

덥고 습한 환경, 즉 물놀이나 목욕을 자주하는 사람이나 귀이개, 성냥개비, 휴대폰 안테나 등 딱딱한 것으로 귀를 자주 후비거나 귓구멍 입구가 작아서 물이 쉽게 고이는 사람에게 귓병이 발병하기 쉽다. 이때 흔히 보이는 것이 급성 외이도염으로 외이도 피부에 녹농균이나 포도상구균 등의 세균이 침범해 급성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외이도염은 외이도, 즉 귀의 입구에서 고막에 이르는 길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외이도는 귀를 구성하는 부분 중 귓바퀴(이개)에서 고막까지의 관을 의미하며 길이는 약 2.5~3㎝ 정도다.

소양감(가려움증)은 외이도염의 가장 흔한 증상이다. 가려워 긁다보면 일단 소양증은 감소되지만 상처가 나고 염증이 심해져 증세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이는 증세를 더욱 심하게 해 계속 귀를 만지게 되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외이도염이 악화되어 내측, 즉 고막 가까이까지 퍼지면 골막에 압력을 가하게 돼 통증을 유발한다. 이때 외이도를 관찰해 보면 발적과 종창이 있고 귓바퀴를 잡아당기면 아파하며 심한 경우 진물이 나오게 되기도 한다.

△ 치료

외이도염의 치료는 세심한 외이도의 치료와 항생제, 소염제 등의 병합투여요법을 사용하며 고름에서의 세균배양검사를 통해 원인세균을 찾아내고 이에 대한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한다. 농양(고름주머니)이 형성된 경우에는 절개해 고름을 제거해 줘야 한다.

이때 외이도의 청소는 반드시 이비인후과 의사에 의해 조심스럽게 행해져야 하며 본인이 손수 깨끗이 한다고 만지는 경우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통과 이루 등의 증상이 있으면서 외이도염에 걸렸다고 생각될 때 집에서 할 수 있는 응급처치법은 우선 찬 물수건으로 가만히 귀 부분을 찜질하면서 열을 식혀주고, 진물은 귀 밖으로 흘러나온 것만 살짝 닦아낸다.

또 자가 치료법으로 식초세척법이 있고 이 방법은 외이도에 있는 세균을 죽이고 상피세포의 재생을 촉진하여 만성 중이염수술 후 치료에 유용하고 고막염, 외이도염 등에도 사용할 수 있지만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서 결정해야 한다. 외이도염의 재발을 막으려면 우선 귀를 후비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로 외이도를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 즉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는 것이다. 특히 물놀이 할 때는 귀마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이동희 교수, 해피아이 안과 윤승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