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 이광희(李光熙.47) 교수팀은 12일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전환효율 6.5%를 실현하면서도 제작공정을 단순화해 제작비를 크게 낮춘 유기물 플라스틱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저명한 국제 과학저널 '사이언스' 13일자에 게재됐다.
태양전지는 무한한 자원인 태양 빛을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으로, 화석 연료의 고갈에 따른 미래 에너지 문제의 대안으로 각광받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 교수팀이 개발한 플라스틱 태양전지의 에너지 효율은 태양전지 연구가 활발한 미국(최고 5%), 일본(4%), 유럽(4%)의 수준을 크게 뛰어 넘은 것으로, 상용화 단계인 7%에 근접하고 있다.
사이언스지는 이 교수팀의 연구결과를 소개하면서 그동안 플라스틱 태양전지 연구에서 가장 큰 난제였던 낮은 효율성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차세대 저가형 플라스틱 태양전지 상용화를 크게 앞당겼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팀의 태양전지는 식물의 광합성 작용원리처럼 나노 고분자 복합소재에 빛을 쪼이면 마이너스(-) 전하를 띤 전자와 플러스(+) 전하를 띤 정공(正孔)이 각각 발생, 전위 또는 전하의 농도 차에 의해 전자는 음극으로, 정공은 양극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이용, 음극과 양극에 모인 전자와 정공으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방식이다.
특히 기존 태양전지들이 태양 빛 가운데 가시광선만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가시광선과 함께 근적외선까지 흡수하는 두 개의 태양전지를 겹쳐 쌓은 적층형 구조를 채택함으로써 태양 에너지의 효율을 극대화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 교수는 "적층형 플라스틱 태양전지는 이론상으로는 에너지 효율을 15%까지 높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앞으로 5년간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2012년께 실험실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10%까지 끌어올려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부가 지난해부터 국내외 우수 연구자간 공동연구를 지원하는 '글로벌 연구실(GRL)' 사업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200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앨런 히거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이 교수팀은 자체 특허를 보유한 타이타늄 산화물 적층기술을, 히거 교수측은 신문을 찍어내듯 태양전지를 생산할 수 있는 '프린팅 제작기법'을 각각 제공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 동시에 제작비를 대폭 낮출 수 있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이번 플라스틱 태양전지는 와트(W) 당 제작비가 0.1달러로, 기존 무기물 태양전지의 2.3달러에 비해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화석연료(와트당 1달러)에 비해서도 경제성이 높다.
경제성 외에도 '휘어지는' 플라스틱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휴대용 전자신문, 휴대전화 등 휴대용 전자기기, 입는 컴퓨터, 창문형 태양전지 등 활용분야가 넓어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전지의 세계 시장규모는 2010년께 340억달러에 이르고 2050년께에는 1천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 교수팀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전기가 통하는 순수 금속 특성의 플라스틱을 개발해 네이처(Nature)지에 논문을 발표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플라스틱 태양전지 분야에서의 추가적인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