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들의 머리를 좀 깎아준 것이 뭐 큰일이라도 되나요”.
文順玉씨(50.부천시 여성복지과 별정7급)는 13년째 계속해 온 자신의 '무료 이발봉사'는 공복(公僕)인 공무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文씨가 이발봉사에 나선 것은 지난 88년부터. 손수 이발기구를 마련해 부천북부역 부근을 배회하는 걸인과 가출청소년들의 머리를 깎아주기 시작한 文씨는 이발을 하면서 집나온 청소년들을 설득, 집까지 데려다 주거나 오갈데 없는 이들은 시설원 입소를 주선해주기도 한다. 이렇듯 그녀의 손길을 거쳐간 사람만도 현재 1만여명에 달한다.
IMF관리체제이후 노숙자들이 늘어나면서 文씨는 더 바빠졌다.
98년1월시청 지하1층에 아예 'IMF 이·미용실'을 차린 것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에 문을 여는 이곳을 거쳐간 고객(?)은 벌써 4천명에 육박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文씨는 이곳을 찾은 가출실직자와 노인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고자 후원결연을 맺은 지역 유통업체로 부터 빵과 음료수를 얻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사각사각대는 가위질 소리. 그 소리가 세상을 사랑으로 채우고 있다.
/金重根기자·kjg@kyeongin.com
부천시 여성복지과 文順玉씨
입력 2000-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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