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에서 하숙집을 하는 40대 한국인 교포가 자신의 집에 살던 10대 초반의 여자 유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A(14)양은 중학교 진학 1년 뒤 학교를 곧바로 그만두고 영어를 배우기 위해 남동생과 함께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피지로 단둘이 유학을 떠났다.

   A양 부모(고양시)는 40대 한국인 교포가 운영하는 하숙집이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에 A양 남매를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최모(41)씨 집에서 생활하도록 했다.

   최씨는 지난해 5월 피지로 이민 가 한국인 유학생을 상대로 하숙집을 운영해왔으며, 이 하숙집에는 A양 남매 외에 7명의 하숙생이 더 있었다.

   평소 최씨는 자신의 승용차로 A양 남매를 등하교시키고 아플 때는 직접 약도 사다 주는 등 친부모 못지 않게 잘 돌봐준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A양을 유린한 것은 1주일 전이었다.

   그는 지난 16일 오전 배가 아파 학교를 조퇴하고 집에서 혼자 쉬고 있던 A양을 성폭행했다.

   큰 충격을 받은 A양은 그 다음날 남동생을 피지에 남겨둔 채 혼자 귀국해 부모에게 이 사실을 털어놨다.

   A양 부모는 최씨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대로 말하면 용서할테니 한국에 돌아와 이야기하자"고 설득했고 최씨는 20일 용서를 구하기 위해 귀국했다.

   경찰은 A양 부모의 신고를 받고 국내에 들어와 고양시 친누나의 집에 머물고 있던 최씨를 붙잡아 23일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청소년에 대한 강간) 혐의로 구속했다.

   A양은 피지로 돌아가지 않고 국내에 있는 중학교에 진학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