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사생활 노출, 채광 부족, 각종 소음 등으로 주택 구입자들의 기피대상이기 때문이다. 물론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점도 1층을 기피하는 또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상승세에서는 다른 층에 비해 가격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반면, 하락기에는 더 많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1층에 대한 입주자들의 이같은 부정적 반응때문에 최근 주요 건설업체들의 1층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편집자주>
1. 나홀로정원+필로티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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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시 구성 대림 e-편한세상 아파트. 아파트 전면은 필로티 공법을 도입해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뒷면은 정원을 설치해 1층 입주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
때문에 건설업체들이 1층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오래 전부터 가장 고전적인 방법으로 채택하고 있는 인센티브가 1층 세대에게만 독점적으로 정원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별도의 울타리 등을 쳐서 사생활을 보호해주고 1층 세대 전용의 정원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문제는 1층 세대에게 독점적으로 정원을 배정하는 것이 지난해 위헌이라는 판결을 받았다는 점이다.
전세대 공용면적인 정원의 일부를 1층에게만 배정하는 것은 이유없이 다른 세대의 공용면적을 침해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1층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뾰족한 수단을 찾지 못한 건설업체들은 여전히 위법을 강행하면서 1층 정원을 보장해주고 있다.
실제 최근에 분양에 들어갔거나 입주에 들어간 용인 수지의 대부분 아파트 단지나 화성 동탄 다은 월드반도 등에서 여전히 1층 정원이 시도됐다.
하지만 1층 정원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최근 몇 년 전부터 건설업체들이 도입하고 있는 것이 '필로티 공법'이다.
필로티 공법이란 건물 전체나 일부를 지상에서 기둥으로 들어올려 건물을 지상에서 분리시켜 짓는 최신식 공법으로 1층을 주차장 등의 별도 공간으로 이용하거나 아예 사람들의 통로로 이용하는 것이다. 당연히 최저층 입주자들은 2층부터 거주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략 2000년 전후부터 도입된 공법이지만, 분양 면적이 줄어들고 건설비가 많이 들어 대개 유명 건설업체들만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최신식 설계를 통해 정원과 필로티 공법을 동시에 도입한 아파트들도 생겨나고 있다.
용인 구성 대림 e-편한세상 아파트는 아파트 정면은 필로티 공법을 도입해 1층 전체를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대신 후면은 바닥을 높여 정원으로 사용토록 한 것이다.
여기에 후면인 정원쪽 부분의 가장자리를 1층의 절반 정도를 가릴 수 있을 정도의 키 큰 나무를 심어 사생활까지 철저하게 보호해주고 있다.
또 2005년 입주가 시작된 2차 단지의 경우에는 정원쪽 바닥부분마저 높게 설계해 일부러 1층을 들여다보지 않는한 실내가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설계했다.
대림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용인이 인기지역이고, 구성 단지가 대형 평수 중심의 고가 단지라서 1차 때부터 인기를 끌기는 했지만 건설업체의 세심한 시공으로 1층 분양에도 전혀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고 말했다.
2. 전용 출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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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탄 한화 꿈에그린 아파트 1층 전용 출입구 |
1층 입주자들은 어차피 엘리베이터 사용이 없다는 점을 이용해 공용복도를 거치지 않고 외부에서 곧바로 집안과 연결되는 현관문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물론 단지내 외부 주차장에서 휠체어 통로를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1층 전용 출입구와 연결되는 길이 4~5의 통로도 부가적으로 설치된다.
하남시 에코타운 3차 단지에 이미 1층 전용 출입구와 설치돼 있으며, 화성 동탄 한화 꿈에그린, 일산 현대 아이파크도 같은 시도를 했다.
에코타운 1층에 거주하는 이모(51)씨는 "전용 출입구가 설치돼 있다보니 아파트에 살면서도 단독주택의 혜택까지 받는 것 같다"며 건설사의 아이디어에 호평을 내렸다.
3. 복층 구조, 같은 면적을 넓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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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로티 공법을 도입해 지상 1층을 주차장으로 만들고 있는 용인시 아파트 공사 현장. 지상 1층에 주차장이 들어섬으로써 전세대의 편의는 물론 최저층 거주자에게 지상 2층에 거주하는 혜택을 주게 된다. |
문제는 층고가 뻔한 상황에서 복층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에 천장 부분이 낮아 미관은 물론 살기에도 입주자들에게 답답함을 주기 쉽다는 것이다.
주로 오피스텔 등과 같이 소가구가 거주하는 주거 공간에 복층 구조가 들어서거나, 복층 부분을 다락이나 창고 등의 비거주용으로 설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1층에 한해서 층고를 높여 제대로 된 복층구조를 가진 아파트도 선보이고 있다.
대림산업이 서울 신도림동 e-편한세상 4차 단지를 설계하면서 1층을 복층으로 설계해 2층을 키즈존(Kids Zone, 자녀 단독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부모는 1층, 자녀는 2층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똑같은 분양가에 전용면적을 넓혀줬을 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녀간에 독립된 사생활까지 보호해준 것이다.
아직 경인지역에 도입된 사례는 없지만, 서울에서 큰 인기를 끈 만큼 여타 지역에도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114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대형 건설업체들을 중심으로 1층 세대에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는데,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1층에 대한 독점적인 혜택은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될 것"이라고 말했다.
4. 공용문화시설 조성
고양시 행신동 '행신 3차 SK뷰'가 내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완공까지는 앞으로 1년도 더 남았지만 SK뷰가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기존 1, 2차를 합쳐 2천가구 이상의 대규모 단지가 들어서기 때문만은 아니다.
기존의 대부분 아파트들이 관리사무소 등이 있는 건물을 주거 공용 시설로 설계한데 반해 SK뷰 3차는 각 동의 지하 1, 2층을 무료 헬스장, 골프연습장, 독서실 등의 공용 문화시설이 들어서도록 설계했다는 점도 입주 예정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에서처럼 일부러 먼 길을 가지 않고서도 다양한 문화시설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하지만 SK건설이 공용 문화시설을 굳이 각 동의 지하에 설치한 또다른 이유는 최저층의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는 것이 건설사의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입주가 시작된 GS건설의 서울 여의도 자이도 마찬가지다. 단지내 4개동 1층 전체를 명상휴게실, 원기회복실, 독서실 등 각종 커뮤니티 시설로 분산 설치해 주민들의 웰빙바람과 1층 입주자들의 불편을 덜어준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런 식의 공법은 건축비도 추가 소요되고 공기도 길어진다는 단점이 존재하지만 웰빙을 중시하는 고객들의 욕구와 1층 가구들이 겪게되는 사생활 침해 및 보안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만족한다"며 "앞으로는 이런 식의 공법이 더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러스트/박성현기자·pssh091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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