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과 안성에서 남녀 2명을 연쇄적으로살해하고 중부고속도로에서 차량을 빼앗아 달아난 살인용의자 이모(47)씨가 공개수배 하루 만에 경찰에 체포됐다.

 이 용의자는 이 범행 외에 지난 16일 충북 진천군 진천읍에서 발생한 여대생 A(22)씨 강도살인 사건도 저지른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사실 여부를 조사중이다.

 경기지방경찰청은 27일 오전 11시 10분께 경기도 평택시 서정동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는 용의자 이씨를 잠복중인 평택경찰서 형사들이 따라 들어가 강도살인 등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24∼25일 평택과 안성 등지에서 남녀 2명을 잇따라 살해한 뒤 중부고속도로에서도 차량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경기경찰청이 26일 현상금 500만 원에공개수배했던 인물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3일 오후 8시 40분께 평택시 서정동 송탄여성회관 주차장에서 댄스 강습을 마치고 귀가하려던 이모(39.여)씨와 주차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이씨가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야구방망이로 때려 살해한 뒤 인근 장안동 농로 옆 논에 유기했다.

 이씨는 이어 오후 9시 50분께 숨진 이씨의 흰색 뉴EF쏘나타를 몰고 안성휴게소 뒤편 도로를 지나다 길 가에 차를 세워두고 있던 정모(32)씨와 차량 진입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역시 야구방망이로 정씨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또 다음날인 24일 새벽 2시 40분께 충북 진천군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에서 앞서 가던 카렌스 승용차와 접촉사고가 나자 진모(27)씨 등 탑승자 2명을 폭행해중상을 입힌 뒤 이들의 차량을 빼앗아 타고 도주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그러나 대부분의 범행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머리에 피를 흘리던 여자 이씨가 살려달라고 해 농로 주변에서 내려 주었다"며 이씨에 대한 살해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부인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범행 후 경북 안동.봉화로 도주, 차량번호판을 훔친 뒤 경기도 안성으로 돌아와 고삼저수지 주변에서 카렌스를 불태우고 다시 이스타나 밴을 훔쳐 타고 충남 신탄진과 대전으로 달아났다. 이 곳에서 밴을 버린 그는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전라도 구례.남원.전주 등지로 도피행각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이날 아침 전주에서 기차를 타고 천안까지 온 뒤 전철로 갈아 타고 평택역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충북 진천경찰서는 이씨의 체포사실이 알려진 직후 "지난 16일 진천에서 피살된 여대생 A씨의 손톱 밑에서 발견된 피부조직과 타액에서 DNA를 채취, 이씨의 것과 비교한 결과 일치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기경찰청은 "진천서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는 못했지만 여대생 살인사건에 이씨가 관여했는 지 여부뿐 아니라 도피과정에서 추가 범행을 저질렀는 지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또 '주차문제 등으로 다투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이씨 진술에 의심되는 부분이 많아 정확한 범행동기를 확인하는 한편, 마약전과가 있는 이씨가 환각상태에서 연쇄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어 그를 상대로 마약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