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의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 문제가 '안갯속'으로 빠져들면서 LG그룹 전자 계열사 4곳의 파주 LCD 클러스터 합류도 장기 표류하고 있다.
 이는 LCD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대 적수' 삼성전자가 탕정 LCD 클러스터를 200만평대 이상으로 확대 조성키로 하고 단지 건설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것이어서 LG측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조찬간담회에서 “수도권에 공장을 새로 짓는 문제는 공공기관 이전과 행정중심 복합도시건설 등이 완료된 2012년 이후까지 신중히 검토돼야 한다”며 적어도 2012년까지는수도권 공장 신축을 허가하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그는 “반드시 수도권에 공장이 들어서야 한다는 것은 외국에서는 사례를 찾을 수 없는 것으로 국토면적의 12%에 불과한 곳에 인구의 48%가 몰려 있어 수도권 과밀화 문제가 심각한 수준인 만큼 기업하는 분들이 이 부분을 잘 이해해 수도권에 너무 집착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꼭 필요한 경우 사안별로 심사해 수도권에 입지할 수 있도록 조치를취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월 수도권 첨단공장 신·증설 문제를 사안별로 검토, 8월안에 허용 여부를 확정짓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전혀 해결되지 못한 상태며 기업 입장에서 보면 여기에 건교부 장관이 또다시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LG그룹은 파주 LCD 클러스터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LG전자, LG화학,LG 이노텍, LG 마이크론 등 계열사 4곳의 동반 진출을 추진해 왔다.
 LG전자는 파주에 LCD TV 라인 등 2억8천만달러 상당의 투자를 계획중이며 LG 마이크론은 2천600억원 상당의 포토마스크 공장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LG이노텍은 4천억원 규모의 파워모듈 공장을, LG화학은 4천억원 규모의 편광판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이들 4개 계열사의 신규공장 총 예상 규모는 30만∼40만평 수준이다.
 LG그룹은 LG필립스LCD의 파주 공장 인근에 이들 4개 계열사 공장을 설립, 원료와 부품,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생산 완결체제를 구축, 물류비 절감 등 효율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LG필립스LCD의 7세대 공장의 내년 상반기 본격 가동을 앞두고 아직까지4개 계열사의 동반 진출 허용 문제가 진전을 되지 않은 채 부지조차 확정되지 못하자 LG측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최악의 경우 공장 건설이 불허될 경우 향후 전략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더해 LG필립스LCD가 연천에 추가 조성하려던 12만평 규모의 추가 협력업체단지도 문화재 발굴에 따른 문화재청의 재조사 요청에 따라 불투명해진 상태다.

 반면 충남 아산시의 삼성전자 LCD단지인 탕정 크리스털 밸리는 1단지 확대와 협력업체 단지 구축, 2단지 계획 확정 등을 거쳐 당초 계획보다 크게 늘어난 213만6천평 규모로 조성되는 것으로 윤곽이 드러났으며 이미 4월 7-1라인 양산을 시작으로 전체 단지 조성 작업도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4개 LG계열사의 입주가 확정되면 파주 LCD클러스터도 당초 계획인 110만평 보다크게 확대돼 삼성의 탕정 클러스터와 '쌍벽'을 이루게 된다. LG측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최종 방침이 결정된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기다리고있을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