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경찰서는 평택, 안성, 충북 진천에서 남녀 3명을 연쇄적으로 살해하고 고속도로에서 차량강도짓을 한 혐의(강도살인 등)로 이모(4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3일 오후 8시 40분께 평택시 서정동 송탄여성회관 주차장에서 이모(39.여)씨와 주차문제로 말다툼을 하다 이씨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이씨의 시신을 인근 장안동 농로 옆 논에 버린 혐의다.
이씨는 이어 같은 날 오후 9시 50분께 안성휴게소 뒤편 도로를 지나다 길 가에 차를 세워 두고 있던 정모(32)씨와 차량 진입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둔기로 때려 정씨를 살해한 뒤 다음날 새벽 2시 40분께 충북 진천군 중부고속도로 하행선에서 접촉사고를 내고 피해차량인 진모(27)씨의 카렌스 승용차를 빼앗아 달아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씨가 지난 16일 오후 7시 30분께 충북 진천군 진천읍에서 발생한 여대생 A(22)씨 피살사건의 범인임을 자백했고 A씨 몸에서 나온 피부조직에서 채취한 유전자와 이씨 가족(자녀)에게 채취한 유전자가 일치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A씨 살인혐의를 영장 피의사실에 추가했다.
이씨는 '주차문제로 순간적으로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으나 경찰은 약물복용에 의한 환각살인이나 금품을 노린 연쇄강도살인에도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마약전과가 있는 이씨를 상대로 마약시약테스트를 했지만 음성반응이 나옴에 따라 최장 6개월 이전의 마약복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모발테스트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할 예정이다.
또 진천 여대생 살인사건의 범인임을 정확히 입증하기 위해 이씨 본인으로부터 유전자를 채취해 사건현장에서 나온 증거물의 유전자와 대조하는 한편, '여대생의 목걸이를 처분했다'는 이씨 진술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산악회에 가입한 이씨가 전국의 유명한 산과 사찰을 많이 찾아 다닌 것을 확인했는 데 이 과정에서 여러 추가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시간을 두고 정확한 범행 동기와 여죄를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30일 오후 2시 수원지법 평택지원에서 열리며 현장검증은 31일 오전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