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넣으려면 차라리 다 넣지 말지…."

지난 7월 한달간 케이블TV와 라디오 전파를 탄 광교지구 택지개발사업(이하 광교신도시) 광고 멘트가 이달부터 바뀌었다.

광교신도시 공동 시행자인 수원시와 경기지방공사 간에 광고 멘트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원래 광고에선 "광교 명품신도시 경기도와 경기지방공사가 만듭니다"란 멘트가 나온다.

이 광고가 방송되자 수원시는 지난달 중순 '광교신도시 홍보방법 시정촉구'란 제목으로 광고제작을 담당한 경기지방공사에 공문을 발송했다.

수원시는 공문을 통해 'TV와 라디오 광고에서 공동시행사 4개 기관 이름을 멘트로 처리해 달라'고 경기지방공사에 요청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게다가 전체 사업부지 중 80% 이상이 행정구역상 수원시에 포함된다"며 "해당지역 시민도 '왜 수원시는 빠졌냐'고 문의를 해올 정도로 광고 멘트에 들어가고 안들어가는 건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경기지방공사는 수원시의 문제제기에 처음엔 '어렵다'고 회신했지만 지난달 말 입장을 바꿔 광고 멘트를 다시 녹음했다.

재녹음한 광고에선 기존 멘트가 "경기도, 수원시, 용인시, 경기지방공사가 만듭니다"로 수정됐다.

수원시와 용인시를 포함시킨 광고는 지난 1일부터 방송되고 있다.

경기지방공사 관계자는 "광고 중 멘트가 나가는 시간이 15초 밖에 안되는 데 공동시행사 4개 기관을 모두 밝히는 건 무리가 있어 실질적으로 사업을 이끄는 경기도와 경기지방공사만 넣었으나 수원시가 이의를 제기해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광고목적 자체가 누가 하느냐보다는 어떤 명품도시를 만들것인가를 수요자들에게 알려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