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인천시 서구 경서동 한국환경자원공사에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환경자원공사, 환경관리공단, 국립공원관리공단 등 환경부 산하기관 4곳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이경재·한) 국정감사에서는 수도권매립지 폐기물 처리문제와 국립공원 관리실태 등에 대한 강도높은 질문이 이어졌다.

 단병호(민노·비례) 의원은 지난 6월 한달 동안 수도권매립지 폐기물 간이인계서를 조사한 결과 전체 9천여장 가운데 배출자 위탁량을 기재하지 않은 경우가 55.3%에 달하고 폐기물 종류를 명시하지 않은 간이인계서도 8천여 장에 이르는 등 간이인계서 제도가 겉돌고 있다고 질타했다.

 신상진(한·성남 중원) 의원은 매립에 필수적인 복토작업을 위한 토사확보가 계획없이 그때그때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향후 제2매립지에 필요한 토사량은 700만㎥ 정도지만 현재는 수도권 일대 관급공사장에서 나오는 토사를 무료로 가져다쓰는 실정이라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토사확보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제종길(우·안산단원을) 의원은 지난 2003년 11월부터 2004년 9월까지 매립지 인근 주민 약 7천명에 대한 건강검진 결과 전체의 81.2%인 5천600여명에게서 질병이 확인됐다는 자료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제 의원은 “질병에 따라 양상이 다르겠지만 폐기능 저하 등의 경우 매립지 영향에 의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조정식(우·시흥 을) 의원은 화성 지정폐기물매립장에서 유해 침출수가 지하로 유출돼 페놀, 비소, 납 등 유독물질이 인근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환경당국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민간업체가 인수해 관리하고 있지만 지정폐기물매립장은 국가에서 직접 관리해야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김형주(우·서울 광진을) 의원은 야생동물들이 차량에 치여 죽는 일명 '로드킬(Road Kill)'이 급증하고 있지만 야생동물 이동통로는 전체 국립공원에 고작 4개 밖에 없다며 국립공원관리공단을 질책했다. 김 의원은 “1년에 1천여마리 이상의 야생동물들이 도로에서 죽어가고 있는 실태를 파악하고, 야생동물 이동통로 확보 등 로드킬 예방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김영주(우·비례) 의원은 설악산에서 직접 조사한 자료들을 제시하며 모두 1천89㎞인 국립공원탐방로 중 약 25%인 279㎞가 훼손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2001년 탐방로 훼손 조사 이후 신규 조사는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사진촬영을 위해 산에 있는 동안에도 탐방로를 훼손하는 각종 불법행위 등이 자행됐지만 관리감독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