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정부 발표에 대해 재계는 일제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정착과 경제활력 회복이 촉진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4대그룹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남북교역이 당장 활성화되기에는 아직 난관이 많아 대북 진출을 본격화하기에는 이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제단체들은 "환영" 한 목소리=전국경제인연합회는 8일 "남북정상회담이 남북 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경제계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평화 분위기가 정착된다면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고 경제 활력 회복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경제계는 이번에 개최될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북핵문제 해결을 통한 한반도의 긴장완화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동북아 평화정착에도 크게 기여하고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대북 투자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돼 북한의 자원개발, SOC투자 등 남북 경협사업의 대폭적인 확대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주요 그룹들은 신중한 반응= 삼성, 현대·기아차, LG, SK 등 주요 그룹들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북 진출을 본격화할지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삼성그룹은 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남북관계가 진전되고 북핵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00년부터 21인치 브라운관 컬러TV 임가공 사업을 북한과 함께 해오고 있는데 각 부품을 북한으로 넘겨 평양공장 현지에서 연간 3만대 안팎 단순조립 생산한 뒤 국내(남한)에서 판매하고 있다.

LG는 브라운관 TV 임가공 사업을 96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오고 있으며 평양 인근에서 연간 1만~2만대를 생산하고 있으나 지금으로서는 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대북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

SK, 롯데그룹은 "남북한 관계가 빠르게 정상화된다면 추후 제반 조사를 거쳐 대북사업을 검토해 볼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별다른 계획이 없다"는 정도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