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유로 창업을 했다면 전문용어로 소위 '밴드 웨건(band-wagon)식' 창업 사례에 해당된다.
최근 창업인구가 크게 늘면서 밴드 웨건식 창업을 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주변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 성공하는 경우도 많지만 무턱대고 창업에 손댔다가 실패하는 사례도 적지않아 주의가 요구된다. <편집자주>
■ 유행업종 따라하다 큰코 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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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웨건효과(band-wagon effect)'는 서부개척시대 역마차가 와서 북을 두드리면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고 특정한 물건을 다수가 사게 되면 구경나왔던 사람도 덩달아 그 물건을 구매하게 되는 효과를 말한다. 이른바 '친구따라 강남가기식' 구매 유형이다.
창업에도 이러한 밴드 웨건 효과가 존재하는데 예비창업자가 이른바 유행업종에 편승해 남들이 많이 하는 것을 선택하는 형식이 해당된다.
용인시 죽전지구에서 삼겹살전문점을 운영하는 배모(52)씨는 동종업체를 운영하는 친척의 도움으로 창업에 성공했다. 전업주부였던 배씨는 가끔 친척이 운영하는 삼겹살집의 운영을 도왔는데 이것이 창업의 밑거름이 됐고, 결국 점포까지 차리게 됐다. 전업주부로 창업은 처음이었지만 친척 가게에서 일을 도운 것이 경험이 돼 고객응대나 서비스 등은 낯설지는 않았고 여기에 맛에 대한 자부심까지 더해져 성공을 이끌어냈다.
성남에서 휴대폰매장을 운영한 안모(32)씨는 이와는 대조적이다. 번번이 취업에 낙방하던 안씨는 주변 친구들의 권유로 휴대폰매장을 열게 됐다. 이미 친구 2명이 관련업계에 몸담았고, 수입도 괜찮다고 해 동업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휴대폰 수요는 계속 증대되고 일정 정도 고객만 유지하면 매달 300만원이상 수입이 가능하다는 말에 솔깃해 시작한 사업은 그러나 1년을 못넘기고 망했다. 사정을 알고 보니 이미 경쟁업체들이 넘쳐나 예전만큼 수익구조가 좋지 못했고, 동업을 하면서 의견충돌도 잦았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창업시장에 밴드웨건식 창업이 늘고 있으나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며 "주변의 소개로 시작한 사업이라도 우선 매장이 위치해 있는 입지와 상권을 분석하고, 특히 여러명이서 아이템을 결정할 때에는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소개해준 이들을 통해 매장 특유의 운영 노하우를 습득하는 자세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 식상한 아이템은 싫다!
밴드 웨건식 창업과 대비되는 것이 바로 백로효과식 창업이다. 백로 효과(snob effect)는 남들이 많이 사는 물건은 피하고, 남들의 손이 가지 않은 물건을 구매하는 현상을 말한다. 개인적인 성격에 따라 이를 구분하면 대세에 따르는 추종형 성격과 새로운 유행을 창조하려는 선도형으로 구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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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에서 남성전용뷰티숍을 운영하는 이모(38)씨는 개점 당시 '남성 미용수요가 있겠냐'는 주변의 우려로 시작했다.
그러나 남성도 외모를 가꾸는 시대가 도래한 상황에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고 자신한 이씨의 예감은 적중해 현재 월 2천만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인근지역이 사무실 밀집지역이다 보니 남성 직장인들의 관심이 높았고, 이씨가 개발한 '퀵런치타임코스'는 바쁜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또다른 이모(41)씨의 경우는 너무 차별화된 아이템을 선정했다 낭패를 본 경우다. 인천에서 운동화빨래방을 운영했으나 주변 상권과의 괴리, 홍보부족 등으로 결국 비싼 설치비만 날리고 사업을 접었다.
이경희 소장은 "백로효과식 창업은 최대한 많은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후에 자신의 결정에 대해 확신을 가진후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며 "고객들의 상품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를 확인하고 매장 개설 초기 과감한 홍보 전략으로 아이템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