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복절을 맞아 오토바이 폭주에 대한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이 진행된 15일 새벽 한 무리의 오토바이 폭주족들이 인천 부평의 도로를 점령한 채 질주하고 있다. /임순석기자·sseok@kyeongin.com
매년 광복절이면 머리에 태극기를 뒤집어 쓰고 심야에 도로를 내 달리던 '광복절 폭주족'들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나타나 도심을 어지럽혔다.

이들 10대 폭주족들은 경찰의 집중 단속에도 불구하고 새벽시간대 도로에서 역주행하거나 중앙선을 침범, 광란의 질주를 벌여 운전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15일 오전 1시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의 동수원 뉴코아 사거리에서는 7개의 오토바이에 나눠 탄 10대들이 직진 신호를 받고 출발하는 차량들도 아랑곳하지 않은채 그대로 질주, 놀란 운전자가 경적을 울리는 등 한바탕 시끄러웠다,

한 대의 오토바이에 2명씩 짝을 지어 올라 탄 이들은 보호구도 쓰지 않은채 굉음을 울리며 위험한 곡예를 계속했고 머리에 태극기를 두른 10대소녀를 태운 오토바이는 빗길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은채 코너를 도는 아찔한 광경을 연출했다.

같은 시간 수원시 궈선구 세류동 인근 왕복 4차선도로.

용인에서부터 출발한 10대 청소년 4명이 오토바이 2대에 나눠타고 광란의 질주를 벌이다 단속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경찰에게 "그냥 광복절 전날이라 내달리고 싶어 나왔을 뿐 별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광복절을 맞아 14일 밤부터 15일 새벽까지 도내 주요도시 도심 폭주족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모두 84건을 적발하고 공동위험행위와 불법부착 등의 혐의로 관련자들을 불구속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광복절 폭주족 단속을 위해 수원, 성남, 고양 등 도내 주요 도시의 폭주족 예상 집결지 97개소에 490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했다.

수원남부경찰서 관계자는 "폭주족 아이들은 위험하다는 인식없이 마구 내달리기 때문에 뒤쫓더라도 자칫 사고가 날까 봐 심하게 단속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어린 청소년들이 광복절의 의미를 이런 식으로 해석해 행동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