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단지내 도로를 이용하는 단순 통과 차량에 대해 `통행료'를 부과해 논란을 빚고 있다.

   23일 용인시 기흥구 W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용인시청 등에 따르면 2003년 9월 입주한 이 아파트는 입주 직후부터 차단기를 설치해 외부 차량의 통과를 막아 오다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지난달 15일부터 외부인 통행 차량에 대해 `발전기금' 명목의 통행료 3천원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인근의 주택단지 거주자와 골프장 이용객, 기업의 출퇴근자들이 막히는 도로를 피하기 위해 아파트 단지를 가로질러 다녀, 주민의 재산권은 물론 건강과 안전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99세대에 불과한 이 단지의 통과 차량이 출퇴근 시간대에는 평균 2천∼3천대, 많게는 4천대에 이를 정도여서 노약자와 어린이의 안전문제, 매연과 소음으로 인한 환경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인근 도로가 막히는 길로 유명한 곳이라 정체되면 30분은 족히 걸리지만 단지를 통과하면 5분이면 갈 수 있다"며 "기흥 IC가 가까워 휴가철이나 주말이면 고속도로 통행차량들까지 몰려든다"고 말했다.

   또 "단지 내 도로는 주택법상 대지(垈地)로 단순 통과 차량은 단지를 무단점용하는 것"이라면서 "(통행료 부과에) 법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통행차량과 경비원간에 승강이가 벌어지고 욕설이 오갈 정도로 마찰이 심했다"며 "최근에야 통과 차량이 조금씩 줄고 있고, 일부는 일정금액을 내고 월 계약을 맺어 통과해 실제 3천원을 내고 오가는 경우는 하루 20∼30대 정도"라고 밝혔다.

   용인시청 도로과 관계자는 "인근 주민과 기업체에서 민원 전화가 걸려오고 있지만 단지내에서 이뤄지는 일이라 제재할 방법은 없다"며 "앞으로 도시계획을 입안하거나 변경할 때 불편사항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