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등 학생 방학숙제 대행해 줍니다."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의 논문대필이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데 이어 최근에는 초·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숙제대행이 판을 치고 있어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23일 학부모들에 따르면 인터넷 검색창에 '방학숙제 대행'이라고 치면 '방학숙제를 대신 해준다'는 글들이 넘쳐나면서 초·중등 학생 사이에서 '돈이면 다 된다'는 인식으로 숙제를 대행시키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 교육문제화되고 있다.
모 사이트에 방학숙제 대행을 한다며 글을 올린 네티즌의 블로그에는 '초·중·고생들에겐 언제나 즐거운 방학뒤에 따르는 영원한 딜레마가 존재합니다. 그것은 방학숙제. 저렴한 가격에 대신 해드립니다'라며 노골적으로 학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또다른 네티즌은 '독후감 2만원, 수학과제 2만원, 그리기 3만원' 등 가격까지 상세히 적어놓고 '입금확인 후 일주일 내 등기우편물로 배송해 준다'며 학생들을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일산에 사는 주부 장모(38)씨는 "지난 주말 대청소를 하다 초등학교 3학년 딸의 저금통이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딸에게 물어봤더니 '방학숙제를 대신 해준다고 해서 저금통의 돈을 모두 썼다'는 대답에 가슴이 철렁했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부천에 사는 교사 이모(42)씨도 "개학을 앞두고 초등학교 5학년 아들과 중학교 2학년인 딸의 방학숙제를 검사하다 평소 글쓰기가 부족한 아들의 독후감이 너무 완벽하고, 그림그리기 실력이 형편없는 딸의 그림이 뛰어나 놀랐다"며 "두 아이를 추궁한 결과 인터넷을 통해 방학숙제를 해준다는 사람에게 돈을 주고 방학숙제를 해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기막혀 했다.
이씨는 "아이들에게까지 돈으로 숙제를 살 수 있다고 현혹하는 사람들은 교육의 미래를 위해 사라져야 한다"며 "개학을 하게 되면 반 아이들의 숙제를 꼼꼼히 점검해야겠다"고 씁쓸해 했다.
중학생 박모(14)군은 "방학 내내 놀아도 돈만 있으면 방학숙제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며 "방학 때 편하게 놀고 대신 숙제대행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평소에 조금씩 돈을 모으는 친구들이 주위에 많다"고 말했다.
독후감 2만원·그리기 3만원… 용돈모아 숙제사는 아이들
개학앞둔 학생 유혹 대행사이트 판쳐 , "우리 교육 미래 걱정" 학부모들 씁쓸
입력 2007-08-2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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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4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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