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립의료원이 장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출장 건강검진을 하는 과정에서 규정을 무시한 채 서 있는 상태에서 채혈하는가 하면 채혈을 거부하는 어린이들을 무력으로 제압해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립 의료원 의정부병원 이동진료팀은 지난 24일 오전 11시께 의정부 제2청사 주차장에서 장애어린이 22명을 대상으로 무료 출장 진료를 했다. 이날 진료는 의정부의 한 장애시설이 출장 검진을 의뢰해 이뤄졌고, 이동진료 버스 2대와 구급차에서 채혈 및 X-ray검사와 치과 및 이비인후과 진료를 위주로 진행됐다.

도립의료원은 그러나 피검사를 위해 채혈을 하는 과정에서 규정을 무시한 채 채혈용 의자나 탁자도 없이 장애 어린이들을 세워 놓은 채 채혈을 했다. 자칫 채혈 중 어린이가 움직일 경우 안전사고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A(13)군이 "무섭다"며 채혈을 거부하자 어른 4명이 달라붙어 A군을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 엎드리게 한 뒤 팔·다리와 가슴을 눌러 제압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또 B(12)군의 경우 서 있는 상태에서 채혈을 하다 팔을 움직이는 바람에 오른쪽 팔의 혈관이 터지자 의료팀이 팔로 B군의 목을 감아 못 움직이게 한 뒤 왼쪽 팔에 주사 바늘을 꽂으려고 시도했다. 결국 B군은 채혈에 실패했다.

검진은 장애어린이들의 부모가 단 한명도 참관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됐다.

이에 대해 의정부의료원 이동진료팀 관계자는 "장애 아이들은 검진할 때 지시에 잘 따라주질 않지만 검진을 통해 병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어떻게든 채혈하는 게 옳다"며 "이날 검진은 상황이 여의치 않아 예외적으로 야외 아스팔트에서 의자 없이 진행됐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