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지역 주민들중 상당수가 한반도의 명운을 바꿀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2차 남북정상회담이 정작 경기·인천지역 경제발전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는 경인일보 창간 47주년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이는 전국의 광역 자치단체중 경기도와 인천시가 임진강·한강 하구 대운하 준설 프로젝트 등 굵직한 대북사업 추진을 앞두고 있는터라 '대북사업=퍼주기(?)'란 부정적 인식이 아직까지도 팽배한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 범여권 후보로 적합한 인물에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고,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나타나는 등 연말 대선에서 경인지역 유권자들의 표 향방이 태풍의 핵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정상회담은 경제에 도움이 안된다(?)

이번 조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이 경인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 대한 공감도'를 묻는 질문에 긍정적 답변은 33.5%(매우공감 9.1%, 대체로 공감 24.4%)에 불과한 반면 공감하지 않는다는 부정적 답변은 57.9%(전혀 공감 안해 14.9%·별로 공감안해 43.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북정상의 지역경제 기여도에 대한 공감 여부는 거주지역에 상관없이 공감하지 않는다란 의견이 다수지만 타 지역에 비해 경기북부 거주자중 40.3%가 '공감한다'라고 응답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한나라당 지지층(62.6%)과 학력이 높을수록(대재 이상 63.7%) 경제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몰려 있어 대북정책에 대한 한 단면을 여실하게 보여줬다.

▲범여권 대선 후보에 '孫' 압도적 우세
범여권 대선후보로 가장 적합한 인물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5.5%로 정동영 전 장관(9.6%), 이해찬 전 총리(6.1%), 조순형 의원(5.2%), 한명숙 전 총리(3.6%)를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손 전 경기지사는 민주신당 지지자(48.4%)와 범여권 지지자(37.2%)는 물론 비한나라당 지지자(35.6%)들로부터 광범위하게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전임 지사 때 도정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는 등 경기출신 정치인으로서의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정 전 장관도 민주신당과 비한나라당 지지자들로부터 각각 20%, 18.8%의 지지를 획득하고 있으며 특히 광주·전라 출신자(15.8%)들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이명박 추가 검증 필요성 贊 vs 反 팽팽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추가검증 필요성에 대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측과 충분하다는 측간의 의견 차가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 일각의 '추가 검증 필요성'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물어본 결과, '한나라당 내부 검증이 미흡해 더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이 45.9%로 '경선서 충분히 검증됐다'는 의견(44.1%)에 비해 오차범위 내에서 1.8%P높게 나왔다.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30대(55.4%)와 진보적 정치성향자(56.4%), 김문수 도정수행 부정 평가자(63.2%)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응답 연령이 높고(50대 이상 51.7%) 월 가구소득(401만원이상 50.8%)이 많을 수록 '충분하다'는 대조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백의종군' vs '선거대책본부장'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배한 뒤 오히려 세인의 관심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이번 연말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 게 바람직할까?

경인지역 주민들은 박 전 대표가 일반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소 많았다.

박 전 대표가 '백의종군'해 한나라당을 도와야 한다는 의견이 48.5%로 한나라당 선거대책본부장 등 주요 임무를 맡는 의견(41.3%)보다 7.2%P 우세했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박 전 대표가 선거대책본부장 등 중책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51.1%)이 높게 나타난 반면 범여권(69.3%)과 비한나라당(67.2%)에서는 백의종군하라는 요구가 많았다.

이는 박 전 대표의 고배로 공천 등에서 피해를 볼 것을 우려한 박 전 대표 지지자들과 박 전 대표가 큰 역할을 담당할 경우 범여권 후보가 패배하는데 일조할 것을 예상하는 비한나라당 지지자들간의 상반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이 대세
정당지지도는 한나라당이 54.6%로 민주노동당(6.6%), 대통합민주신당(5.9%), 민주당(5.9%)을 월등한 차로 따돌리면서 점차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다.

민주신당은 경인지역에서 민노당에게 정당 지지도 2위 자리를 내줌에 따라 통합의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한 채 '도로 열린우리당'이란 비판에 직면, 맥을 못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