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병좀 받아 주세요'.
빈병을 받아주는 동네 슈퍼마켓들이 줄어가면서 대형 할인점에 주부들의 발길이 몰려들고 있다.
대부분의 대형 할인점은 점포별로 차이가 있지만 하루 수백병의 빈병을 받고 있으며 빈병을 가져오는 사람도 늘어가는 추세다.
이마트 수원점의 경우 하루 평균 400여개의 빈병을 받고 있으며 1만8천원 정도를 빈병값으로 돌려주고 있다. 홈플러스 동수원점도 카트 하나에 꽉 찰 정도인 100여병 정도를 소화하고 있다.
권선동에 사는 주부 이모(32)씨는 "1주일에 한번정도 장을 보러올때 마다 빈병을 가져온다"며 "요즘은 빈병을 받는 동네 슈퍼 찾기가 힘들어 할 수 없이 대형마트를 이용하고 있다 "고 말했다.
이처럼 대형 할인점 쏠림현상은 소형 슈퍼마켓들이 인력과 공간부족 등을 이유로 빈병받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 팔달구 인계동에서 소규모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는 "한달에 한 두번 날짜를 정해서 받긴 하지만 정리도 힘들고, 쌓아둘곳도 마땅치 않아 빈병 가져오는게 달갑지 않다"며 "요즘에는 쌓아둔 빈병을 다시 훔쳐가는 사람도 많아 다른 슈퍼들도 받기 꺼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주·맥주병 이외에 다른 병들을 잘 취급하지 않으려 하는 동네 슈퍼와는 달리 대형 마트는 400㎖이하는 40원, 1천㎖이하는 50원, 1천㎖이상은 100~300원 등의 일정한 가격을 매겨 빈병값을 쳐주고 있어 실속파 주부들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그러나 대형마트도 빈병을 가져오는 고객이 늘면서 고민이 늘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할인마트에서 산 병에 대해서만 수거한다는것이 원칙이지만, 고객 편의를 위해 사실상 모든 병을 다 받고 있다"며 "요즘은 이를 악용해 빈병을 대거 수집해와 돈으로 환급해 달라는 등 고물상 영업 수준의 주부들까지 늘고있어 고민"이라고 밝혔다.
대형마트 '빈병의 습격'
실속파 주부들 공병 환전요구 부쩍 대량교환에 골머리 '반갑잖은 손님'
입력 2007-09-0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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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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