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씨 비호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 서부지검은 변 전 실장을 16일 오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신정아씨도 이날 일본 나리타 공항을 떠나 오후 5시 10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곧바로 검찰에 출두해 조사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변 전 실장을 상대로 신씨가 자신의 경력과 나이에 걸맞지 않은 각종 지위를 누린 데 외압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추궁하고 이 과정에서 직권남용 등 범법행위가 있었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변 전 실장은 이날 오후 2시께 모범택시를 타고 서부지검에 도착한 뒤 굳은 표정을 지으며 `신씨의 배후가 되지 않았느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고 청사로 들어갔다.

   검찰은 각종 의혹과 관련해 주요 참고인들에 대한 조사과정에서 나온 진술과 공공기관 및 사설단체에서 제출받은 서류, 신씨 자택 등에서 압수한 물증 등을 토대로 변 전 실장에게 범죄 혐의가 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변 전 실장은 2005년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재임할 당시 신씨의 동국대 교원임용 과정에 개입하고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있던 올해 신씨의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정 과정에 개입해 직무권한을 남용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신씨가 학예실장으로 근무하던 성곡미술관에 다수 대기업의 후원이 쏟아진 데 변씨의 입김이 작용했는지, 변 전 실장이 후원의 대가로 기업들의 청탁을 들은 적이 있는지 등도 검찰의 조사대상이다.

   신씨는 이날 오후 2시40분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인천행 JAL 953 비행기에 탑승했으며 오후 5시10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신씨와 검찰조사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지난 14일 일본으로 출국했던 신씨 측 박종록 변호사는 신씨보다 다소 늦은 오후 5시 50분께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검찰은 신씨가 귀국하는 대로 소환해 학력위조 혐의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비호 의혹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출두에 대한 연락을 받지 못했지만 신씨가 공항에 도착하는 대로 서부지검으로 데리고 와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변 전 실장의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 불발 등을 이유로 미루고 있던 당사자 소환을 전격 결정한 것은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인 물증을 따로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날 청와대와 검찰 청사를 제외한 제3의 장소에서 양측 관계자가 함께 참석한 가운데 변 전 실장이 청와대 집무실에서 쓰던 컴퓨터를 분석했다.

   검찰 관계자는 "변 전 실장이 사무실에 있는 동안 줄곧 이 컴퓨터만 썼기 때문에 의외의 증거가 포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