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확장공사가 진행중인 개성공단의 인력이 부족할 경우 북한군을 제대시켜서라도 공장에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방미중인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19일 소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미 의사당에서 리처드 루가, 다이앤 파인스타인, 제프 빙가맨, 벤저민 카딘 등 상원의원 4명과 약 1시간동안 비공개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 같은 일화를 소개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때 김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개성공단 확장공사가 완료되면 35만명의 노동자가 필요한데 개성 인구는 그에 미치지 못함을 지적, 노동자 부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고 질문했더니 김 위원장이 이런 입장을 밝혔다는 것.

   햇볕정책 실시후 한국측이 얻은 소득을 묻는 미 의원 질문에 DJ는 가장 큰 성과로 남북간 긴장완화를 꼽고 북한내 주민들의 대남 인식 변화와 문화적인 변화상 등을 소상히 설명했다.

   이어 그는 "햇볕정책 실시 과정에서 북측에 연간 비료 30만t, 식량 40만t을 지원하니까 포대만 연간 수 천만개가 북한에 들어가 지금은 몇 억개가 북한 천지를 돌아다녀 북한 사람들도 안다"면서 "미국의 앞잡이로 북한을 침략하려 한다는 것이 사실이 아닌 것도 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북한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몰래 보면서 한국에 대해 마음만 연 게 아니라 문화도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미 의원들은 개성공단 제품 수출문제와 노동자들에 대한 법적 보호 등에 관심을 표시했고, 특히 한 의원은 "북한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남한 제품으로 취급해 수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북한 제품의 미국시장 수출문제는 앞으로 상황 변동에 따라 논의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파인스타인 의원은 DJ의 시베리아 철도 설명을 듣고 "이런 비전을 가진 분은 세계적으로 특별한 분"이라며 "한국은 김 대통령이 있어서 참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