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D병원에서 치질수술을 받던 육군 하사관이 의료 과실로 사망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고 있으나 보상 합의 등이 장기화되면서 유가족을 두번 울리고 있다.

26일 유가족들에 따르면 육군 ○사단 소속 김진현(23) 하사는 휴가중이던 지난 6월22일 오후 5시 부천소재 D병원에서 치질수술을 받은 뒤 입원실로 옮기는 도중 심한 경련을 일으켰지만 병원측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간단한 응급처치로 대응했다 .

그러나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기는커녕 오히려 위급 상황으로 치닫자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병원측은 유가족의 항의를 받아들여 오후 7시 50분께 인근 순천향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김하사는 5분만에 심장이 멎어 심폐 소생술을 통해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다 이틀만에 사망했다.

현장을 지켰던 김 하사의 부모는 "순천향병원측에서 1시간만 빨리 왔어도 목숨은 살릴 수 있었다는 말을 듣고 분통이 터지고 미칠 지경"이라며 "6대 종손의 대를 끊어 한 가정을 망쳐놓고 대책없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울먹였다.

유족들은 또 "병원측의 무지와 의료 과실 및 안일한 대처로 고통속에 죽어간 진현이가 불쌍하다"면서 "병원측이 의료 과실을 인정하면서 보상은 법에 따라 받아가라는 식의 행태가 더욱 분노를 일으키게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유족들은 현재 병원측의 진솔한 사과와 함께 집도의 및 마취의사에 대한 형사처벌, 합당한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대해 D병원측은 "수술보다는 마취 과정에서 약물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동안 3차례에 걸쳐 유가족 및 군부대에 진심어린 사과를 했고 경찰수사와 재판결과에 따라 적절하게 보상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