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남북정상회담 첫 날인 2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등장은 지난 2000년 회담때와 마찬가지로 막판까지 '철통 보안'이 지켜졌다.

평양 공식환영식 예정 시간을 불과 한 시간여 앞두고 환영식 장소가 두 차례나 바뀌어 선발 취재진에 통보됐는가 하면, 김 위원장의 깜짝 영접 여부에 대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함구했다.

당초 남북 실무 접촉에서 합의된 공식환영식 시간과 장소는 오전 11시30분 평양입구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이었으며 최고위 영접인사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10시20분께 공식환영식 취재를 위해 하루 앞서 방북, 대기하던 선발 공동취재단 11명에게 환영식 장소가 인민문화궁전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전달됐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환영행사장에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북측은 이에 대해 어떠한 공식 확인도 해주지 않았다.

그러던 중 5분쯤 지나 북측 관계자가 환영식장이 다시 4·25 문화회관 앞 광장으로 바뀌었다고 취재진에 통보했다.

그 무렵에서야 평양∼개성 고속도로를 타고 평양으로 향하고 있던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김 위원장이 직접 영접하며 환영식 장소가 바뀌었다는 사실이 보고됐다.

또 북측 CIQ에서부터 공동취재단 본대의 버스에 동승해 평양으로 향하던 북측 안내원의 언행에서도 평양이 가까워오며 '심상치 않은' 조짐이 감지되기도 했다.

평양∼개성 고속도로상 중간 지점인 황해북도 서흥군 수곡휴게소까지 특별수행원 버스 행렬을 뒤따르던 공동취재단 버스 2대는 이날 오전 9시57분께 갑자기 차량 대열 선두로 나섰다. 북측 안내원은 "왜 기자단 차량만 앞서 달리느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나도 모르죠"라고만 대답했다.

이어 차량은 오전 10시42분께 당초 예정된 공식환영식 장소인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에 도착했지만 멈추지 않고 평양 시내로 계속 달렸다. 당초 예상한 행로가 달라지자 "어디로 가느냐"고 계속 물었지만 북측 안내원은 묵묵부답이었다.

노 대통령 환영을 위해 길거리에 기다리던 평양 시민들의 인파속을 가로질러 달리던 차량이 멈춰선 곳은 4·25 문화회관 앞 광장이었고, 예정 시간을 훌쩍 넘긴 12시2분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상봉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