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75.남)는 작년 3월 아들의 재혼을 위해 H 재혼정보회사에 195만원을 내고 1년간 3회 만남을 조건으로 계약했다. K씨는 며칠 후 아들이 사귀는 사람이 있다는 점을 알게 돼 계약을 해지하려 했지만 해당 업체는 아무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약관의 환불규정을 근거로 70만원이나 공제한 뒤 잔금을 돌려주겠다고 했다.

   결혼정보업체들이 교제를 시작하면 잔여활동비를 환불해주지 않고 연락처만 제공해도 만남 횟수로 감안하는 등 부당한 환불 관련 조항을 운영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9일 닥스클럽과 피어리, 행복출발, 위쥬결혼정보, 좋은만남선우, 두리조아 등 6개 결혼정보업체의 약관을 조사한 결과 이중 4개사의 환불관련 조항이 약관법 위반이라며 이를 수정.삭제하도록 시정권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좋은만남선우는 공정위의 약관 심사중 해지시 가입비의 30%인 소개준비비를 공제하는 조항을 자진 시정했으며, 두리조아는 폐업으로 인해 시정조치를 받지 않았다.

   조사결과 닥스클럽 등 3개사는 약관에서 서비스 제공 전에 계약을 해지해도 전체 가입비의 30∼66%에 달하는 입회비 및 등록비를 환불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또 피어리와 행복출발 등 2개사는 서비스 개시 후 해지시 전체 활동비가 아니라 활동비의 80%를 기준으로 잔여 소개횟수에 대한 활동비를 환불해주도록 규정했다가 적발됐다.

   이들 4개사는 모두 일단 교제가 성사되면 계약이 종료된 것으로 간주해 잔여활동비를 환불해주지 않았고, 위쥬결혼정보는 당초 약정한 횟수와 관계없이 무조건 3번 만남을 주선한 이후에는 계약을 해지해도 잔금을 환불해주지 않았다.

   행복출발은 심지어 회원간 만남을 위해 상호 연락처를 알려준 것도 약정된 만남 횟수에 포함시켜 서비스 제공으로 간주했다.

   공정위는 이런 약관 조항들이 고객에게 부당하고 과도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고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을 부당하게 제약하는 조항이라면서 이를 사업자단체 등에 통보해 여타 결혼정보업체들도 불공정약관을 자진시정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