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은 일교차가 커 신체의 저항력을 떨어뜨리기 쉬워 자칫 소홀한 건강관리는 그와 관련한 여러 가지 질병에 걸리게 한다. 가을철에 특별히 유의해야 하는 질병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건강한 가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 안구 건조증
정상인은 하루에 보통 2~3㏄ 정도의 눈물을 생산한다. 눈물은 우리 안구 표면에서 눈물막을 형성해 눈을 보호하고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눈을 한 번씩 깜박일 때마다 흘러나온 눈물은 안구 표면의 노폐물 등을 씻어낸 뒤, 눈물관을 타고 콧속으로 흘러 들어가 사라지고 대신 다시 새로운 눈물이 나온다.
하지만 안구 건조증이 생기면 이 모든 과정이 생략되어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생활이 불편해진다. 환자마다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긴 하다. 그러나 대체로 눈이 뻑뻑하거나 침침하고 쓰라리듯이 아프거나 따가움까지 더해지고 충혈과 함께 눈곱이 생기기도 한다. 안구 건조증이 있으면 담배 연기에 예민해지고 장시간의 독서, 운전시나 TV시청, 컴퓨터 작업 시 눈이 침침해지고 따가워진다
안구 건조증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증상이 악화될 경우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다.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눈이 건조해지고 점점 통증이 생기거나 이물감이 심하다면 안과에 가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가벼운 안구 건조증에는 인공눈물을 넣어 눈의 건조함을 없애주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안구 건조증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생활습관만 제대로 조절해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외출할 때는 챙이 넓은 모자를 쓰거나 자외선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해 자외선이 눈을 자극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눈물이 마르지 않도록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실내에서도 가습기 등을 통해 일정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콘택트렌즈는 각막의 저산소증을 유발하고 눈을 더 건조하게 만들므로 안구 건조증이 있는 사람은 가급적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꼭 사용해야만 한다면 사용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식염수보다는 인공눈물, 특히 방부제가 함유되지 않은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식염수를 수시로 투여하면 건조함은 잠시 호전되지만 눈물 속에 들어있는 다른 이로운 성분을 씻어내기도 하므로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알레르기성 비염
연거푸 터져 나오는 재채기에 봇물 터진 듯 줄줄줄 흘러내리는 콧물, 게다가 언제나 막혀있는 코 때문에 숨쉬기가 거북해지고 코맹맹이 소리로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러나 얼핏 보면 감기와 유사한 증상 때문에 환절기 감기에 걸린 것으로 착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알레르기성 비염은 호흡 중에 콧속으로 들어온 특정 이물질(알레르겐)로 인해 콧속의 점막에 과민반응이 일어나고 면역세포가 화학물질을 분비하면서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또한 온도나 습도 등 외부의 기후조건, 대기오염, 콧속의 해부학적 구조 및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증상의 유발인자로 작용하기 때문에 감기와는 원인부터 치료법까지 다르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증상으로는 또 화학매개물질의 분비에 의한 코끝 혹은 입천장, 눈, 피부 등의 가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들은 대개 아침에 더욱 심한 증상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근본적 치료를 위해서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이 무엇인지 검사를 통해 파악하고, 가능한 한 원인물질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계절성의 경우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가 되면 창문을 닫고, 공기 정화기를 사용한다.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에는 완전히 노출을 피하기 어려우므로 마스크를 착용한다. 통년성의 경우 먼지가 많은 카펫, 소파, 커튼의 사용은 피하고 이불이나 베개 등 침구류를 자주 햇볕에 말려 일광소독을 생활화한다
■ 피부질환
아침 저녁으로는 서늘하고, 한낮에 뜨거운 가을철 특유의 기후 상태는 피지선과 한선의 분비를 감소시키고, 서늘하고 건조한 바람이 피부의 수분을 빼앗아 피부는 거칠어지고 심하면 쌀겨처럼 일어난다. 피부의 윤택과 매끄러움은 피지와 수분의 적절한 조화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수분이 더 큰 함량을 차지한다. 피부가 거칠어졌다고 해서 유성 화장품을 많이 바르면 오히려 나쁘다. 그것은 피지선과 땀구멍을 막아버리기 때문이다.
피부의 바깥층(각질층)이 건조하다는 것은 생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각질층의 수분 함량은 10% 정도이고 그 아래층은 70~80%에 이르는데, 이 각질층이 건조한 것은 박테리아와 곰팡이가 살기에 적합하지 못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비록 피부보호 기능의 원천을 이루지만, 10% 이하로 떨어지면 탄력성이 없어져 푸석푸석한 피부가 되고 느낌도 좋지 않게 된다.
청결을 유지한다고 비누나 세정제를 사용해서 자주 씻는 것은 피부 보호막을 필요 이상으로 제거시키게 되며, 각질층의 수분을 붙잡아 두는 친수성 물질을 유출시켜 피부 건조의 원인이 된다. 피부가 건조하다고 유성 화장품을 이용하면 수분이 잘 스며들지 못해 피부가 부풀고 거칠어진다.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수분을 공급해 주며, 마사지의 효과를 높여 주는 약산성의 화장수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름에 부족했던 비타민의 공급을 늘리고, 특히 비타민 C와 E의 공급에 신경을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