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이경춘 부장판사)는 국내 IT업체인 포스데이타가 개발한 와이브로 관련 핵심기술을 유출한 뒤 미국에 팔아 넘기려 한 혐의(업무상 배임 및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구속기소된 이 회사 전직 연구원 정모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씨와 공모한 다른 연구원 4명에게도 징역 1년6월~2년6월에 집행유예 3년~4년의 징역형을 선고하고, 120시간~16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했다.
이들은 작년 10월∼올 3월 회사 사무실에서 와이브로 핵심 기술을 컴퓨터 외장 하드디스크나 이메일 등을 이용해 빼낸 뒤 미국에 차려놓은 유사IT업체인 I사로 유출하려했으며, 핵심기술이 미국으로 넘어가기 직전 검찰에 붙잡혔다.
검찰은 이들이 고액 연봉과 스톡옵션 등을 미끼로 포스데이타 핵심 연구인력 30여명을 스카우트해 I사에 취직시켜 와이브로 기술을 완성하게 한 뒤 미국 통신업체에 1천800억원에 매각할 계획까지 세웠다고 밝힌 바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의 범행은 회사 내부 조직개편 및 인사에 불만을 품고 포스데이타에서 막대한 금액을 투자해 개발한 기술을 빼내 유출하려한 것으로, 와이브로는 우리나라가 개발한 원천기술로서 그 기술적 가치가 큰데다가 영업비밀 중에서 핵심기술도 포함돼 있어 사안이 매우 중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씨에 대해 "미국에 있던 다른 연구원과 함께 초기부터 이 사건을 주도했고, 포스데이터에서 자신 밑에서 일하던 직원들의 합류를 권유하거나 사업계획서를 갖고 투자유치 활동을 하는 등 범행에 깊이 가담했으며 포스데이타의 영업비밀을 유출하기도 하는 등 그 죄책이 무겁다"며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다른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범행 가담 정도나 그 행위가 가볍지 않지만, 초범으로 범행을 깊이 뉘우치고 있고 정보통신 분야의 우수한 인재로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이 크다며 형의 집행을 유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