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친화적 생태공원으로 안산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안산호수공원이 청소년의 탈선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다.

22일 안산시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 주관으로 지난 2001년부터 6년의 공사를 거쳐 지난해 3월 단원구 고잔동에 66만1천㎡ 규모의 호수공원이 문을 열었다. 특히 공원을 둘러싸고 안산천과 화정천이 흘러 물고기와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고 자전거 도로와 하키장·보드장 등 각종 체육시설이 겸비돼 있어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야간에 공원에서 청소년들이 술, 담배는 물론 본드흡입까지 하고 있지만 계도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매일 저녁 호수공원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김모(43)씨는 "9월들어 공원에서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면서 "심지어 본드를 흡입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랐다"며 청소년 탈선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그는 또 "몇번이고 꾸짖고 돌려보냈지만 그 때뿐, 청소년의 비행은 계속되고 있다"며 "순찰 강화와 CCTV 등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원 이용객 양모(24·여)씨도 "가끔 혼자 공원에서 운동을 하다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을 보면 겁이 난다"며 "야간 시간에는 경찰이 순찰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원관리소 관계자는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2인 1조로 순찰차를 이용해 순찰을 하지만 공원이 워낙 넓고 순찰인원도 5명밖에 안돼 제대로 된 순찰을 실시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해당지역 지구대 관계자는 "경찰서에서 오후 10시 이후 공원의 순찰 강화 지시가 내려와 순찰을 강화한 상태"라며 "다음 달 호수공원을 직접적으로 관할하는 사동지구대가 개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관계자는 "최근 청소년 탈선에 대한 민원이 늘어 인근 지구대와 자율방범대에 순찰협조를 요청한 상태"라며 "24시간 순찰이 가능하도록 청원경찰 인력을 확보하는 등 추가적인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