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손학규 경기지사의 불출마가 확실시되면서 당내 후보 경선이 후보들의 출신지별로 양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경기 출신으로 구별되는 후보들의 '토박이론'과 비경기출생 후보들의 '지역대표론'이 물밑에서 교차하면서 만만찮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찌감치 경선출마를 선언한 3선의 김문수(부천소사)·김영선(고양일산서) 의원과 재선의 전재희(광명을) 의원은 지역구는 경기지역이지만 모두 영남권 출신이고, 4선의 이규택(여주·이천)과 조만간 경선 참여의지를 밝힐 남경필(수원팔달) 의원은 경기출신으로 대별되면서 5파전 양상의 후보군이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같은 구도는 최근 지역 원로급 인사들에서 부터 비롯된다고 한다.
한 의원은 “최근 지역 원로급 인사들로부터 경기도에 그렇게 사람이 없느냐는 호된 꾸지람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들 원로급 인사는 정치 2선으로 물러난 전직 국회의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특정 후보의 이름도 거론하면서 “경선보다는 추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분위기속에 최다선인 이규택 의원은 일찌감치 '토박이론'을 제기하며 지역대표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달 26일 도당 주최 산행 행사에서 “내년 경기지사 후보는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경기도 출신이 맡아야 한다”며 지사 경선 참여를 기정사실화하고 본격 세 확산 작업에 들어갔다.
여기에 물밑에서 경선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는 남경필 의원 역시 수부도시인 수원 출신으로 연고성과 대표성이 부각되고 있다.

아직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남 의원은 현재 예비후보 경선때 같이 일할 요원 스카우트에 나서는 한편 조만간 지사 출마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반해 비 경기출생인 김문수 김영선 전재희 의원 등은 출생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누가 경기도를 바로 세우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발품을 팔고 있다.

가장 왕성한 활동을 벌인 바 있는 김영선 의원은 '토박이론'에 대해 “나는 경기도에 시집을 온 사람”이라고 가볍게 웃어 넘기는 반면 김문수 전재희 의원은 경기도의 미래를 담보할 '인물론'을 내세우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선이 조기에 과열되면서 각 후보진영 또는 지지그룹에서 다양한 음해성 루머가 나돌기 시작해 벌써 부터 선거 후유증을 걱정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