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운영중인 외국어고 등 특목고가 전국 31개교중 3분의 1을 차지, 포화상태에 달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화성시 등 일부 지자체가 특목고를 위해 오는 2011년까지 2천2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 교육 양극화 및 특목고 난립을 초래하고 있다.

또 일부 지자체들은 다음 선거에서의 '유권자 표'를 의식, 예산확보나 주민의견 수렴조차 없이 특목고에 대한 일방적인 예산지원으로 대다수 학생들이 오히려 피해를 입게 되는 등 공교육 환경을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묻지마식 특목고 유치=교육부가 내년 상반기 이후까지 특목고 인허가를 전면 유보한 가운데 화성시를 비롯 도내 7개 지자체는 앞다퉈 외고나 국제고 등 특목고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화성시는 오는 2009년 3월까지 동탄신도시에 국제고 설립을 위해 620억원의 투자계획을 세워 논 상태다. 이 같은 특목고 설립 예산 규모는 화성시 1년 일반회계 예산의 10%에 해당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 예산확보가 전무한 상태다.

수원시는 주민의견 수렴절차는 물론 예산확보도 하지 않은 채 외고에 예술고 유치를 표명한 상태며 구리(360억원), 시흥(300억원), 이천(300억원), 안산(253억원), 부천(146억여원) 등도 투자계획을 세운 채 교육부 눈치만 보고 있다.


◇뒷전인 과밀학급난=일선 학교의 교육현실을 대변해 주는 지표인 과밀학급(학급당 학생수 35명 기준)은 지난 2004년 시·도별 평가 당시 초교는 전국 5만8천949학급(전체 12만3천582학급)으로 전체 학급수의 47.7%를 차지한 반면, 도는 2만1천280학급(전체 2만5천638학급)으로 전체 학급수의 83%에 달했다.

이는 전체학급수중 과밀학급이 차지하는 비율이 서울과 전남이 각각 38%, 14%인 점을 감안할 때 2~4배이상 교육환경이 열악함을 방증해 주고 있다.

도내 중·고교 과밀학급 수도 전체학급중 각각 89%와 35%의 수치를 보이는 등 인근 서울 중·고교 과밀학급이 37%, 30.9%인데 반해 그 차이는 더욱 심각하다.


◇전국 꼴찌인 1인당 직접교육비=도내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3천360원으로 대구 3천126원에 이어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중 꼴찌서 2번째다. 그러나 학교교육과 직결되는 직접교육비 대비 학생 1인당 교육비는 2천568원으로 전국에서 최하위다.

도내 신도시 등의 학생수 증가로 학교 신설비가 많이 소요되면서 정작 학생들에겐 턱없이 부족한 교육비가 투자되고 있지만 일선 지자체들은 기초교육여건개선은 외면한 채 특목고 유치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민노당 의정지원단 이정민 국장은 "입시기관으로 전락한 특목고 입학을 위해 학생들이 가뜩이나 사교육시장으로 내몰리면서 다수의 서민들이 교육비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며 "그러나 공교육 기반을 조성할 책임이 있는 지자체까지 이를 외면, 교육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