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중동불안과 미국 내 원유 재고 감소 및 수요증가 전망, 미 달러화 가치의 사상 최저치로의 추락 등이 맞물리면서 사상 처음으로 배럴 당 97달러를 돌파했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장중에 배럴 당 97.10달러까지 오르면서 지난 1983년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후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WTI는 전날 종가에 비해 2.72달러, 2.9% 급등한 배럴 당 96.70달러에 마감,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도 갈아치웠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장중에 배럴 당 93.56달러까지 급등, 지난 1988년 거래 시작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아프가니스탄의 폭탄공격과 예멘 내 파이프라인에 대한 공격 소식이 중동불안에 따른 수급불안 우려를 고조시킨 가운데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와 겨울철 원유수요 증가 전망이 잇따라 나오면서 상승폭을 확대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국제 원유수요가 예전 전망치보다 하루 4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겨울철 수급사정이 빠듯할 것이란 우려를 자아냈다.

   이런 가운데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는 멕시코의 원유생산 차질로 인해 170만배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 시장의 수급불안 심리를 고조시켰다.

   시장 전문가들은 하루 440만배럴의 생산량을 가진 북해의 기상악화로 인한 생산차질과 달러화 가치 하락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면서 이에 따라 배럴 당 100달러 돌파 시도가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화의 가치는 미국의 연방금리가 다시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제기되면서 이날 유럽 외환시장에서 유로 당 1.4571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으며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유로 당 1.4570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는 물론 인플레를 감안한 역대 최고가격인 배럴 당 101.70달러에 근접하는 급등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강세 분위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면서 이익실현에 대한 욕구도 상존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유가의 변동폭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지만 재고감소와 추운 날씨가 겹치면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컨설팅업체인 퍼빈 앤드 커츠의 애널리스트인 빅터 슘은 올해가 끝나기 전에 국제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100달러 돌파는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것이 현재 시장의 분위기라고 밝혔다.

   한편 뉴욕상업거래소의 12월 인도분 금값도 달러화 가치 하락과 국제유가의 급등세의 영향을 받아 전날에 비해 12.60달러 오른 온스 당 823.40달러에 마감했으며 장중 한때 온스 당 828달러까지 올라 지난 198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